[이승재]나눔과 배려의 천사의 미소를 꿈꾸며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승재]나눔과 배려의 천사의 미소를 꿈꾸며

[교육단상]이승재 공주중동초 교사

  • 승인 2011-07-12 14:20
  • 신문게재 2011-07-13 20면
  • 이승재 공주중동초 교사이승재 공주중동초 교사
▲ 이승재 공주중동초 교사
▲ 이승재 공주중동초 교사
“재국아!” “예, 부르셨어요?” 뛰어 오는 세대-40대 이후.

“경훈아!” “네” 하고 대답만 하는 세대-30대.

“상진아!” “왜요? 나 바쁜데….” 이유를 묻고 거절할 만한 핑계를 대는 세대-10~20대. 반문하고 핑계 대는 아이들과 지내면서 내가 어렸을 땐 저러지 않았는데….

아침시간. 비를 잡고 교실바닥에 떨어진 휴지, 군것질 봉지를 말없이 비질을 하고 있는데, “선생님, 이것도요”하고 책상속의 휴지를 모아 놓은 휴지더미에 보태준다. '녀석 얼굴 한번 뻔뻔하군!' 해야 할 당번 활동을 안 한 것을 미안해 하거나 선생님이 비질을 할 때 미안한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 아이들.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양습이 퇴색되어 버린 요즘의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교사인 내가 해야 할 일의 영역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보곤 한다.

오늘날의 학생들 특히 도시의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엄청난 소음과 시각적 자극 속에서 자라고 있다. 언제 어디서고 TV, 컴퓨터 게임, 교통소음, 광고, 선전, 전화기 소리 등의 자극을 받고 있다. 따라서 자율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방해받고 쉽게 산만해지며 주위를 돌아보고 나를 생각해보는 기회를 잃어버리고 있다. 더군다나 외적으로 보이는 발전에 급급한 환경과 교육으로 창의성의 발전도 저해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이라는 어두운 그림자의 근원이 되기도 하며 요즘 자주 인터넷 상에 등장하는 지하철에서의 불순한 행동과 말, 패륜적인 사건 등으로 그 문제의 심각성을 대변해 주기도 한다. 이는 '우리' 보다는 '나'를 먼저 생각하고, 친구, 가족 간의 따뜻한 사랑과 배려를 느낄 수 있는 여유가 부족해서 초래되는 사회적인 문제라 볼 수 있다.

'교육을 백년지대계'라 했던가! 고장 난 시계를 그 자리에서 바로 고치듯 바른 생활 예절 교육도 그 자리에서 바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좀 늦더라도 꾸준히 그때그때 조용히 인도하면서 학생들의 가능성을 인정해야 될 것 같다. 몰라서 버릇없는, 안 해 봐서 인사 못하고, 과보호해서 약하고, 의지하려는 아이들을 이해시켜 예의를 지키게 하고 반복 학습시켜 몸에 익히도록 하며 남에게 폐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마음껏 개성을 펼치며 책임을 질 줄 아는 학생이 되도록 꾸준히 안내하고 지도해주어야 할 것 같다. 바른 예절과 품성교육, 말이나 글로 그 필요성을 역설할 것이 아니라 기성세대들이 먼저 실천하고 보여주어 표본이 되고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는 역할을 그 누구보다도 일선에 있는 교사가 해야 되는 책무와 숙제가 되고 있다.

삼국사기를 보면 우리가 아는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의 이야기가 나온다. 온달에게 있어 평강공주와의 만남은 그의 인생을 180도 달라지게 한 큰 전환점이 되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매우 사소한 사건 또는 우연한 만남 하나가 그 당시에는 잘 몰랐으나 지나고 보면 인생을 완전히 변화시킨 계기가 되었던 경우를 종종 본다. 이처럼 사소한 사건 하나가 나중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현대과학에서는 '나비 효과'라고 부른다. 이런 나비효과를 직접적으로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람은 일선에서 묵묵히 교육에 매진하는 교사임을 우리 스스로는 잊지 말아야 될 것 같다.

지금 학교교육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바른 예절과 품성을 다져주고 심어줄 수 있는 교육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며 교사 또한 그 자양분을 만들어 주고 책무성을 견고히 다져야 하는 갈등의 시간에 머물고 있다. 우리 교사들도 배려와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학생들을 양성해야 하는 시대적 당위성과 책임감을 피부로 느끼며 학생들이 '나보다는 너'를 먼저 생각하는 넉넉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감동과 감화를 주는 '마중물' 같은 교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됨을 잊지 말아야겠다. 옛날 선배 교사들의 순수한 촌부와 같은 마음을 되새기며….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사업성, 주민동의율 등 과제 산적…대전 1기 신도시도 촉각
  4.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5. 충청권 아파트 입주물량 내년 1만 7000여 세대 줄어드나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