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옥중에세이 10년만에 '부활'

  • 문화
  • 문화/출판

박노해 옥중에세이 10년만에 '부활'

개정 복간본 출간… 직접 찍은 세계 각지의 사진 각 장마다 삽입

  • 승인 2011-07-12 14:10
  • 신문게재 2011-07-13 12면
  • 박은희 기자박은희 기자
▲ 사람만이 희망이다
▲ 사람만이 희망이다
1997년 출간된 박노해의 옥중에세이 『사람만이 희망이다』가 2002년 절판된 후, 10년 만에 다시 출간됐다.

1997년 당시 박 시인은 경주교도소 독방에 무기수로 수감 중이었고, 이 책은 아내 김진주와 형 박기호 신부 등이 면회 때 받아 적은 옥중 구술과 메모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10년 만에 다시 빛을 본 『사람만이 희망이다』는 박 시인의 문체를 다듬고 편집과 디자인을 변화한 개정 복간본으로 출간됐다. 총 7장으로 구성됐으며 122편의 에세이가 담겨 있다.

특별히 박 시인이 지난 10여 년간 세계 각지에서 찍어온 사진이 장마다 삽입돼 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의 추천사와 도정일 경희대 교수의 발문은 여전히 큰 울림으로 전해진다.

이 책은 1997년 출간 다음날 전국 서점의 베스트셀러를 기록, 30만부 가까이 읽히면서 화제의 중심이 됐다. 수많은 독자와 진보인사들은 물론 주요 보수 인사들과 대선주자까지 암송하며 “사람만이 희망이다”라는 단 한 문장은 이념과 세대를 넘어 '시대의 화두'가 됐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은 박 시인에게 '변절자'라는 낙인을 찍으며 논란의 진원지가 되기도 했다. 1990년대 사회주의 붕괴 이후 “이념에서 사람으로”라는 급진적이고 근원적인 화두를 던졌기 때문이다.

'길이 보이지 않는다. 희망이 없다. 대안이 없다'는 2011년. 오직 돈과 권력만이 희망이라는 듯한 이 시대에 '왜 다시 사람만이 희망인가'.

저자는 불의한 사회 체제에 저항하는 '사회 혁명'과 동시에, 그 적들이 나의 욕망으로 실핏줄처럼 이어진 '생활 속의 진보'를 이뤄가는 '안과 밖의 동시 혁명'을 제시하고자 한다.

돈과 권력이 삶 전부인 듯해도, 이 사회가 우리를 그렇게 강제할지라도, 한 사람 한 사람 저마다 깊은 곳에 선함과 사랑과 정의가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박노해 시인은 함평에서 태어나 16살에 상경해 낮에는 노동자로 학비를 벌고 밤에는 선린상고를 다녔다. 현장 노동자로 일하던 1984년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출간했다. 군사정부의 금서 조치에도 100만 부 가까이 발간됐다.

'얼굴없는 시인'으로 불리며 민주화 운동 시대의 상징적 인물이 된 박 시인은 1991년 7년여의 수배 생활 끝에 체포돼 사형이 구형되고 무기징역형에 처했다. 1998년 8월 15일. 7년 6개월의 교도소생활 끝에 김대중 대통령의 특별사면조치로 석방됐다. 2000년부터는 스스로 사회적 발언을 금안 채 지구 시대의 인간해방을 향한 새로운 사상과 실천에 착수하고 있다. 느린걸음/지은이 박노해/332쪽/1만5000원

/박은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3.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1.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2.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대덕구보건소 라미경 팀장 행안부 민원봉사대상 수상

헤드라인 뉴스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가 도안신도시로 변화한 분위기다. 대다수 단지에서 미분양이 속출했는데, 유일하게 도안지구의 공급 물량만 완판 행렬을 이어가며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업계는 하반기 일부 단지의 분양 선방으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내년에 인건비와 원자잿값 상승,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 등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도안 2-2지구 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 2차 1·2순위 청약접수 결과, 총 1208세대(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3649건이 접..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대한민국 펜싱의 역사를 이어갈 원석을 찾기 위한 '2024 대전광역시장기 전국생활체육 펜싱대회'가 뜨거운 열기 속에 막을 내렸다. 시장배로 대회 몸집을 키운 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모인 검객과 가족, 코치진, 펜싱 동호인, 시민 2200여 명이 움집, '펜싱의 메카' 대전의 위상을 알리며 전국 최대 펜싱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23~24일 대전대 맥센터에서 이틀간 열전을 벌인 이번 대회는 중도일보와 대전시체육회가 주최하고, 대전시펜싱협회가 주관한 대회는 올해 두 번째 대전에서 열리는 전국 펜싱 대회다. 개막식 주요 내빈으로는 이장우..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