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드립 파라다이스 |
이후 갤러리가 활성화되면서 디시인사이드는 인터넷 이디엄의 근원이자, 인터넷 하위문화 80~90%의 진원지가 됐다. 하루 순방문자 수 150만 명에 달하는 디시인사이드는 정치와 시사풍자는 물론 문화에서 예능까지 장르불문 패러디 문화를 무차별 살포하며 수많은 '디시폐인'을 양산했다.
이렇게 대한민국 최대의 커뮤니티 사이트로 발전한 디시인사이드의 중심에는 일명 '유식대장'으로 불리는 디시인사이드 창업자 김유식이 있었다.
그런데 욕심이 과했을까?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커보겠다고 잔머리를 굴리다 오히려 '선수'에게 거꾸로 낚이고 말았다. 결국 디시인사이드는 큰 손해를 보고, 합병을 했던 코스닥 회사는 상장폐지, 이후 전 경영진이 해외로 도주하면서 김유식이 법정에 서게 된다. 뭣 모르고 회사 좀 키워보려다 일이 잘못 된 거니 집행유예로 풀려날 거라 예상하고 법정에 섰는데 그날 바로 구속된다.
이 책은 그렇게 구성되었던 그가 바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풀려나기까지 113일 동안 경험한 서울구치소 생활을 기록하고 있다.
좁은 감방 안에서 죄수들과 함께 북적이며 지낸 네 달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에는 요절복통할 이야기가 가득하다. 집행유예를 확신하고 섰던 재판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죄수의 당혹스러움을 시작으로, 그곳에서 만난 독특한 죄수들과 겪었던 영화 같고 '개그콘서트' 같은 일상을 유머작가 출신답게 코믹하게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구치소 안에서 느끼는 심신의 괴로움, 그리고 항소심 선고에 대한 두려움을 특유의 낙천적인 시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 와중에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죄수들의 행각을 꼼꼼히 관찰하고 기록했다. 원고지 4000매에 달하는 방대한 이야기는 출소 후 디시인사이드에 연재됐다. 가쎄/지은이 김유식/440쪽/1만3800원
/박은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