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이 1997년 창단 이후 0-7, 최다 실점 패배의 굴욕을 겪었다.
대전은 지난 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2011시즌 17라운드 포항과 경기에서 포항에 7골을 내주며 패하고 말았다. 포항은 이날 7-0승리로, 올 시즌 팀 최다득점이자 K리그 역대 최다 점수 차 타이기록(2009년 9월 13일 포항이 제주와 8-1 승리)을 세웠다.
종전 정규리그 경기에서 대전의 최다실점은 5골로, 지난 2006년 4월 15일 포항전(4-5패), 2010년 2월27일 서울전(2-5패), 2010년 10월2일 울산 전(1-5패)등 모두 3번이다.
하지만, 대전은 이날 포항에 0-7로 패하면서 창단 이후 최다실점, 최다 점수 차 패배라는 쓴맛을 봐야 했다. 대전은 이날 패배로 포항 원정 6경기 연속 무패(1승 5무)행진도 마감했다.
대전은 주전들의 부상과 결장 등으로 이날 경기에서는 시즌 초반 주전으로 활약선수는 6명, 5명은 후보로 뛰던 선수들을 선발 기용했다.
승부조작으로 감독이 해임된 어수선한 분위기에 더해 기용할 선수들도 부족한 가운데 대전의 패배가 예상됐지만 0-7패배는 팬들로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였다.
대전은 초반부터 수비 불안으로 실점을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전반 5분 수비 뒷공간으로 빠져 들어가는 김재성을 막지 못해 선제골을 허용한 대전은 포항에 대량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선제골을 터뜨린 포항은 경기를 주도했다.
모따와 황진성, 신형민, 김태수는 중원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짧은 패스로 대전 수비를 벗겨 냈고 최전방부터 강한 압박으로 대전수비를 힘들게 만들어, 대전은 공을 잡기도 어려웠다.
30분에는 황진성이 중앙에서 드리블로 대전 수비를 모두 벗겨 낸 후 왼발로 가볍게 슈팅을 마무리했다. 1분 뒤에는 모따에게 다시 한 골을 헌납하며 0-3으로 끌려갔고 37분에는 모따가 추가 골을 신고하며 0-4로 전반을 마쳤다.
대전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도연을 빼고 김주형을 투입하며 추격을 위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전은 후반 의욕적인 공격을 펼쳤지만, 깔끔하지 못한 마무리로 포항의 수비진에 모두 막혔다.
다소 밀리는 듯한 포항은 후반 10분 공격본능을 드러내며 대전을 주저앉히고 말았다. 후반 10분 신광훈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대전의 골문을 열었다. 후반 24분에는 고무열이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43분 페널티킥을 허용, 김기동은 오른발로 깔끔하게 슈팅을 마무리했고, 현역 최고령 골을 경신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왕선재 감독의 경질로 지휘봉을 잡은 신진원 감독대행은 “나도 이런 결과는 예상하지 못했다. 나흘 동안 훈련했지만, 결과는 뜻대로 되지 않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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