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제자사랑… 눈물의 이별

11년간 모교에 장학금 기탁 최광수 교사 별세… 청주 상당고 학생 120여명 혜택

세상과 이별하기 전까지 마지막으로 재직하던 학교에 매년 1000만원의 장학금을 기부한 교사가 알려져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특히, 친부모처럼 사랑을 받은 제자들과의 애틋한 인연이 알려져 슬픔을 더하고 있다.

지난 6일 세상을 떠난 최광수 교사(향년 72세)는 1998년 2월에 청주 상당고에서 명예퇴직한 2008년까지 11년간 매년 1000만원의 장학금을 상당고에 기탁했다. 그 동안 혜택을 받은 학생이 120여명에 달한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스승의 날을 기념해 최광수 교사의 제자 이범구(한밭대 겸임교수·경영학 박사 52·사진)씨를 비롯한 제자 네명이 요양중인 최 교사를 방문했다. 하지만 칠순의 노스승은 눈물만 흘렸다. 너무나 기뻤지만 파킨슨 병으로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날 네 명의 제자들은 그가 준 그림 한 점을 받아들고 펑펑 울었다.

제자 이범구씨의 아픔은 더욱 컸다.

그는 최광수 교사가 주었던 사랑의 매를 잊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범구씨는 최광수 교사가 보은 보덕중학교에 재직하던 시절 인연을 맺었다. 이범구씨는 군을 제대하고 23살 되던 해 최광수 교사에게 받았던 사랑의 매를 주제로 지방 언론사에 기고를 냈다. 그 기고문을 본 당시의 충북고 김선용 교감은 교사의 뜻을 알아주고 힘을 실어주는 기고문에 감사하다는 글을 이범구씨에게 보냈다.

그 후 이범구씨는 언제가 은사를 만나면 신문에 나왔던 자신의 기고문과 김선용 교감이 보내준 답장을 은사에게 드리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날 이범구씨는 그렇게 그리던 은사를 30여년 지난 후 만났지만 중증의 병세로 말도 못하고 앞도 보지 못하는 모습에 가슴이 터질 듯이 아팠다.

고 최광수 교사는 1940년 보은에서 태어나 1970년 3월 옥천 청산중학교에서 교편(영어)을 잡았다.

고인의 운구가 떠나던 8일 서울 이대목동병원장례식장에서는 제자들의 통곡이 이어져 슬픔을 더했다.

/청주=박근주 기자 springk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