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세미나에서 발표자로 나선 조동호 이화여대 북한학협동과정 교수는 '통일경제의 대차대조표'라는 주제를 통해 남북통일은 비용도 많이 들고, 후유증도 크겠지만 회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어떻게 하면 통일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통일편익을 극대화할 것인지를 궁리해야 한다”면서 “통일비용 추정이 매우 어렵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통일비용들은 북한의 '흡수능력'을 무시한 채 비현실적인 자본투입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조동호 교수는 통일비용이란 사전에 확정돼 있는 액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조절할 수 없는 비용항목도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항목은 신축적으로 조절이 가능하므로 확정된 규모의 통일비용 때문에 통일을 꺼려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이상근 연세대 통일연구소 연구위원은 '남북한의 상생과 공영을 위한 통일비용 지출'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서, 현재까지 발표된 통일비용 추정치 중 대부분이 통일 이후 남한지역과 북한지역의 소득격차를 줄이는 것을 통일비용 지출의 주된 목적으로 삼은 채 계산됐다는 점에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 위원은 “통독 당시 동독의 1인당 소득이 서독의 3분의 1 정도였던 데 반해 북한의 1인당 소득은 최대한으로 잡아도 남한의 18분의 1 정도이므로, 남북한 간의 소득격차를 2분의 1 수준으로 줄인다는 식의 목표를 세우고 통일비용을 계산하면 남한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의 추정치가 발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상근 연구위원은 “지나친 통일비용의 지출을 막는 최선의 길은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생산ㆍ유통활동을 쉽게 만들어주고, 스스로의 힘으로 산업을 일으키고 부를 축적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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