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와 주유소 모두 기름값 인상탓을 네탓 보다는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 이유는 기름값 유통 마진의 등락 폭 때문이다.
정유사는 국제 유가를 기준으로 국내 기름값을 산정하지만 동네 주유소들은 특별한 잣대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동네 주유소 대표들의 가격 산정은 매우 간단하다.
일단 차를 타고 반경 3~4㎞ 돌면서 경쟁 주유소들이 내건 가격 표지판을 점검한다.
수시로 가격이 변하기 때문에 거의 매일 '순찰'을 돌아야한다는 것이다.
주유소들은 여기에 주유종합정보시스템인 '오피넷'을 기준점으로 하고 있다. 오피넷에서 매일 변하는 가격 정보를 얻고 기름값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 어플 등을 통해 인근 주유소의 가격 등락을 살피고 있다.
동네 주유소가 제일 걱정스러워 하는 게 기름값 판매 가격이 주유소마다 ℓ당 50~100원 이상 차이가 날 때다.
가격차가 크면 운전자들이 가격이 싼 곳을 찾아 그 만큼 영업 손실이 크게 난다.
이래서 마진 폭을 크게 줄여 파는 주유소도 있지만, 주유업계는 기름의 질을 먼저 따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주유소 간판을 내걸고 있지만, 상당수가 불량 거래를 하다가 적발돼 오피넷에 공시돼 있기 때문이다.
7일 현재 대전 2 충남 7, 충북 7곳을 비롯한 전국적으로 86곳이 불량거래를 하다가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행정처분을 받아도 과징금을 내면 영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전에서는 올들어 5곳이 적발됐다. 또 적발된 업체만 이 정도인데 적발을 피한 업체는 이 보다 2~3배 이상 많은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전 서구의 한 주유소 대표는 “불량 거래 주유소는 기름값 마진폭을 당 100원으로 잡아놓고 판매 가격을 결정한다”며 “기름 값이 너무 싼 주유소는 오피넷이나 관할 구청에 확인해 적발된 전력이 있는지를 살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다른 주유소 대표는 “정상적인 주유소들의 영업 마진은 ℓ당 20~30원 밖에 되지 않는다”며 “국제 유가등락폭이 클 때 사재기를 하는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기름값 조정 능력은 없다”고 말했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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