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인가, 진담인가.
▲ 초(민망한)능력자들 |
‘초(민망한)능력자들’은 미국 육군 특수부대, 초능력 부대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엔 벽 통과하기, 적의 생각 읽기, 노려보는 것만으로 염소 죽이기, 투명인간 되기 등 갖가지 능력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들이 능력을 ‘시전’하면 실제로 효과가 ‘발현’되는지 관객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어떤 능력은 시전하면 10년 넘게 지나서 발현되는 것도 있단다. 물론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그게 될 리가 있나). 그래도 그들은 훈련이 부족한 탓이지, 초능력은 거짓이 아니란다. 농담이라고?
초능력 부대는 실제로 있었다. 영화의 원작은 저널리스트 존 론슨의 취재기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이다. 존은 2000년대 들어 기밀이 해제된 미군 극비 문서들을 뒤적여 노려보는 것만으로 염소를 죽이는 실험을 한 초능력 부대가 실제로 있다는 사실을 폭로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초(민망한) 능력자들’의 제작사에 따르면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초능력 부대의 활동은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단다. 그럼 진담 아니냐고?
농담과 진담을 섞고 비비며 들려주고픈 메시지를 차곡차곡 쌓아간다. 전쟁이란 게 얼마나 황당한 짓인지, 전쟁터에 꽃을 들고 나가 사랑과 평화로 전투에서 승리하는 초능력은 황당하고 민망해 보여도 꿈꾸고, 가능하도록 계속 훈련해야 한다고 들려준다. 그러니까 ‘초(민망한)능력자들’은 전쟁을 풍자한 거대한 우화인 셈이다.
무엇보다 할리우드가 사랑하는 톱스타들의 코믹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조지 클루니, 이완 맥그리거, 제프 브리지스, 케빈 스페이시가 몸 개그를 불사하며 망가진다. 조지 클루니의 넉살좋은 연기는 일품이다. 박장대소는 없어도 유쾌한 경험이다.
/안순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