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되고 대전 3대 하천에 수위가 높아지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이들이 있다.
갑천·유등천·대전천, 그리고 금강의 물 흐름과 하천의 시설물을 유지·관리하는 대전시 하천관리사업소 직원들이 그들이다.
▲ 하천관리사업소 직원들이 CCTV를 통해 3대 하천의 물 흐름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
갑천의 용촌교와 유등천의 신대교에 설치된 수위측정장치에서 수위 1.5m가 넘는 순간 하천관리사업소 직원들에게 휴대폰 비상문자가 전송되는 것부터 긴장은 시작된다.
전날 기상예보를 통해 이날 강우량을 예상해 이미 가동보를 눕혀 하천이 원활히 흐르도록 조치했지만, 빗물이 3대 하천으로 유입돼 수위가 올라가는 단계부터 긴장감을 가라앉힐 수 없다.
하천관리사업소 직원들은 사무실에서 3대 하천과 금강상류에 설치된 CCTV 13대를 모니터링하며 수위조절에 들어갔다. 하천 수위가 저수호안을 넘어섰는지 CCTV로 확인하는 것이다. 특히 대전천은 금산지역에 내린 비가 곧바로 유입되고 순식간에 불어나기 때문에 금산의 기상예보까지 확인하고 있다.
하천관리사업소 시설물 안전관리계 황희인씨는 “대전지역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두 곳의 수위측정 장치와 CCTV를 통해 유량을 확인한 후 하천 통제 등에 나선다”며 “상류의 불어난 물은 대전 도심까지 2시간이면 도착해 그전에 사전조치를 마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이날 내린 비는 하상도로만 통제하는 수준에서 관리될 수 있었지만, 하천수위가 둔치 잔디밭을 넘어서면 26개의 수문 조절에 들어간다. 수문은 농경지 등의 빗물이 하천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제방에 문을 달아 놓은 것으로 포도밭처럼 농경지가 많은 갑천에 수문 23개가 집중돼 있다.
하천 수위가 높아져 농경지의 배수역할을 하는 수문으로 역류하는 현상이 발생하면 이들 농경지는 막대한 피해를 입게 돼 수문관리에 가장 민감한 부분이다.
시설물 안전관리담당 이종오씨는 “수문을 너무 일찍 닫아도 농경지에 내린 빗물이 빠지지 않아 또 다른 침수가 발생하기 때문에 하천의 수위를 보며 적절한 시기에 문을 닫는 게 어렵지만 중요한 과제”라며 “수문 민간관리자 15명을 지정하고 현장에 발전기·수동레버를 설비해 수문이 제때 작동될 수 있도록 만발의 준비를 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의 3대 하천 시설물은 정밀안전진단에서 B등급을 받아 안전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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