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음 사진촬영 어플을 통해 소리도 내지 않고 타인의 모습을 찍는 등 스마트폰이 악용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
이모(44)씨는 가명으로 만든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전 부인과 가상공간에서 친구가 됐다. 전 부인의 성격과 생활을 잘 알고 있는 이씨로서는 새로운 남자로 전 부인에게 다가서면서 또다른 쾌감을 느낀다.
SNS, 스마트폰 등 신규 IT 서비스가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현대인들이 편의성과 불법성 사이에 위태롭게 서 있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해 불법적인 상황으로 내몰리기까지 하는 상황이 벌어져 이런 급속한 환경 변화에 의식 재무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과 SNS는 새로운 비즈니스와 소통이라는 차별화된 분야를 통해 사회 속에 급속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5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2011년 3월을 기준으로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1000만명을 넘어 올 연말에는 2000만을 돌파하며 국내 이동전화 사용자 5000만 중 절반 가량이 스마트폰 이용자가 될 전망이다.
이같은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은 개인화를 더욱 첨예하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개인화된 성향을 이용해 개인의 정보를 불법적으로 수집하는 등 넘어서지 말아야 할 선까지 도달하고 있다.
올 초 출시된 '오빠 믿지' 어플의 경우 개인의 위치정보가 무단으로 수집, 이용되면서 개발자가 경찰에 입건되기도 하는 등 서비스가 개인 영역에지 침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대전에서 한 대학생이 유명 스마트폰 문자전달 서비스를 통해 자신이 촬영한 음란 동영상을 무작위로 배포하는 등 범죄가 바로 손안에서 그대로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 각종 서비스가 집약돼 '손안의 만물상자'로 통하는 스마트폰 보급의 확대로 가족 및 지인간의 대화가 단절되는 등의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익명성을 무기로 사용자들이 상식을 뛰어넘는 일탈행동을 벌이고 있지만 행위 자체에 대한 위법 및 불법성을 깨닫지도 못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는 주장도 나온다.
카카오톡 아이디 별님은 “주변의 한 사람이 한 폭행장면을 트위터에 올렸는데 옆에 지나가던 사람이 자신의 얼굴이 나왔다며 항의를 하기도 했다”며 “어떤 경우에는 알지도 못한 채 스스로 만들어낸 자료가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요즘엔 SNS에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리는 것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스마트 시대의 변화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도 없다는 시각도 무시할 수 없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는 여러가지 기능이 망라돼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네트워크를 통한 '소통'이기 때문이다.
일부 사용자가 범죄에 활용하는 경우와는 달리 대부분의 이용자가 휴대성이 편리한 노트북 개념으로 이용하기에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동훈 배재대 미디어정보·사회학과 교수는 “새로운 IT 서비스를 들여다보면 개인정보 침해나 다른 불법적인 상황으로 악용될 수도 있지만 이같은 현상은 메인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이나 이를 이용하는 개인차원에서도 자발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인식하고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태 기자 sim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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