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일다 바리오는 쿠바의 문화비평가로서 체 게바라에게는 영혼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쿠바의 아바나에서 태어나 아바나 대학에서 철학과 역사, 예술을 전공했다. 쿠바 국영방송의 프로듀서를 역임했다. 공저자인 개리스 젠킨스는 쿠바의 정치경제 전문가로서 영국에서 태어나 옥스퍼드 대학에서 정치학과 철학, 경제학을 전공했다. 유럽인의 눈으로 체 게바라의 가치와 생각을 전파하고 있다.
▲ 체 게바라 |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한 체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3000마일에 이르는 아르헨티나 여행을 나선다. 여행 도중에 절친한 친구도 만나게 되고 간호사 일자리를 얻어 또 다시 라틴 아메리카 전역을 여행할 기회를 얻게 되어, 많은 노동자들이 부당하게 착취당하면서 열악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 체험하게 된다.
자유에 대한 열망과 민족주의 정신으로 가득한 혁명전사의 삶은 진정한 자유인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똑똑히 보여준다. 아르헨티나인이면서 쿠바의 민중혁명 지도자가 된 체의 정신세계를 형성시킨 배경은 부모들의 교육철학, 의사로서의 봉사활동과 여행을 통한 직접 경험, 수많은 자유해방 운동가들과의 교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모든 사람들이 접근조차 꺼리는 나환자촌에 스스로 들어가 병들고 죽어가는 환자들을 치료하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희생정신과 용기는 성자다운 면모까지 엿볼 수 있다. 핍박받는 세계의 민중 편에 서서 목숨을 걸고 압제자들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용기는 어떤 면에서는 성자보다도 더 적극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삶의 표상을 보여준다.
체는 볼리비아에서 압제 받는 민중의 해방을 위해 싸우다, 자신의 아이들을 무료로 치료해 준 한 농부가 배신하여 밀고를 하는 바람에 정부군에 체포된다. 그들의 해방을 위해 끝까지 싸우다 원망 한마디 없이 당당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체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아무도 감히 흉내 내기 힘들 것이다. “세계 어디에서든 누구에 의해서든 불의가 자행되고 있는 것을 보고서도 분노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건 죽은 삶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 전 세계의 고통 받는 민중의 해방을 위해 싸우다 그는 이국땅에서 굵고 짧은 인생을 마감했다.
미국의 제국주의적 사고에 철저히 세뇌된 우파적 성향의 사람들에게 체 게바라는 위험한 인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과 모국의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순수하게 가난하고 고통 받는 민중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헌신적으로 자신의 삶을 바친 체의 정신은 이념과 시공을 초월하여 존경받을만하다.
체 게바라, 그는 그 짧은 세월에 어떻게 이렇게 다이내믹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었을까? 이것이 이 책을 읽고 처음 가진 느낌이었다. 그의 초상화만 봐도 정의의 피가 끓는 듯하다. 그의 삶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전 세계 약소국들의 민중들이 겪는 아픔에 분노하는 그의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인류 역사상 보기 드물게 멋진 인생을 살다간 혁명적 영웅의 발자취가 눈에 선하게 펼쳐진다. 자기 삶에 대한 철학과 용기가 부족한 젊은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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