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 장소 부족으로 아파트 단지 내 곳곳에 자전거가 방치되면서 주민 불편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1500세대 가량의 대덕구 모 아파트는 조만간 자체 예산을 들여 자전거 주차장 80개소를 신설할 계획이다. 이 아파트 전체 자전거 대수는 약 1300여 대이지만 현재 확보된 자전거 주차장은 170개소로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이 때문에 방치된 자전거에 대한 주민불만이 잇따르며 단지 내 미관까지 저해하자 급기야 주차장 신설을 결정한 것이다. 주민들은 비상계단 등에 방치된 자전거에 대해 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소방당국에서 비상구 폐쇄 행위 등에 대해 신고포상금까지 내걸면서 단속을 하고 있지만 딱히 자전거 보관 장소를 찾지 못한 일부 입주민들이 고육지책으로 비상계단에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주민 A씨는 “자전거 2, 3대를 한꺼번에 비좁은 비상계단에 놓아두는 이웃들이 종종 있다”며 “자전거 방치로 평소에도 통행이 번거로운 데 화재 등이 발생하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는 아파트 통로 경사면 출입구를 자전거가 가로막고 있는 경우도 심심치 않아 휠체어 장애인들의 통행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입주민뿐만 아니라 해당 아파트에 살지 않는 외부인들이 방치해 놓은 자전거 역시 골칫거리다.
서구 모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이달 중순까지 전체 입주민들이 가진 자전거에 동과 호수를 표기하고 경비실에 신고토록 공지했다. 해당 기간까지 동, 호수 표기가 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폐기처분키로 했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인근 주택가에 사는 주민들이 아파트 내에 자전거를 보관하는 경우가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리사무소가 자전거 주차장을 많이 확충하면 좋겠지만, 예산문제로 어려운 점이 많다”며 “공동주택은 많은 주민이 사는 공간인만큼 다소 비좁더라도 자전거를 집안에 두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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