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여객 시내버스가 왜 갑자기 멈춰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했는지 깊은 속사정은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동안 운영보조금을 인상하는 문제로 서천군과 줄다리기를 해왔다는 점에서 경영난이 원인일 것으로 짐작된다.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버스를 운행하면 할수록 적자 폭이 커지는 업계의 현실을 모르지 않는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운행 중단이란 극약처방은 어렵게 생업을 이어가는 서민들의 처지를 외면한 단견이다.
서천군은 운행중단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서둘러 업체와 머리를 맞대야 한다. 하지만 기습적으로 운행을 중단해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충남도도 서천군에만 맡겨 놓을 게 아니라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서천뿐 아니라 도내 타 지역 버스들도 '서민의 발'이란 말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충남버스운송사업조합은 지난 4월, 버스 한 대당 경영적자가 한 달 평균 20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기름값 인상에 승객 감소로 버스업계의 경영이 어려워진 것만은 사실이다. 도내 23개 시내·시외버스업체 대표들은 회사의 적자폭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다며 기름값 급등에 따른 운송원가 상승분에 대한 재정보조금이 추가 지원되지 않을 경우 전체 노선 중 30% 감축 운행을 단행하겠다고 예고했었다. 서천 시내버스 운행 중단 같은 사태가 도내 전체로 확대될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만약 감축 운행이 현실이 되면 벽·오지 노약자와 저소득층은 사실상 이동수단을 잃게 될 것이다.
버스가 멈추는 일은 없어야 한다. 버스업계는 사업상 애로가 많겠지만 주민 편의를 위한 길을 숙고하고 행정당국은 해결책 마련을 서둘러야 하겠다. 지원액을 무작정 늘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전과 같은 준공영제 도입도 검토할 만하다. 대중교통 문제를 사회 복지 개념으로 접근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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