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 vs 허탈… 희비 엇갈려

경, “불균형적인 관계 개선” 기대 목소리 검, 간부 사의 표명 잇따라… 분위기 술렁

검·경 수사권 조정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서 경찰과 검찰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경찰은 개정안 국회 통과를 자축하며 환영 분위기가 역력했지만, 검찰은 반발 수위가 높아지며 조직 전체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본회의를 열고 여야 의원들의 찬반 토론 끝에 국회 법사위 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의원 200명 가운데 찬성 175명, 반대 10명, 기권 15명으로 가결됐다.

이를 두고 지역 경찰은 환영 분위기가 역력했다.

대전청 모 경찰관은 “국회 법사위에서 여야 합의로 정해진 개정안이기 때문에 본회의 통과는 당연한 결과로 본다”며 “이로써 현재 너무나 불균형적인 경찰과 검찰의 관계가 다소나마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남청 한 직원은 “이번 개정안은 엄밀히 말해 수사권 조정이 아닌 현재의 수사 현실을 법에 명문화 한 것”이라며 “향후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위한 큰 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시행령과 시행규칙 제정과정에서 내부 역량을 모으자며 침착한 대응을 촉구하는 의견도 나왔다.

충남청 한 직원은 “세부사항이 법무부령이 아닌 대통령령으로 정해지는 만큼 앞으로 경찰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며 “들뜬 분위기를 자제하고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검찰은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미 검찰 간부들의 사의 표명이 잇따르는 가운데 전국에서 처음으로 공주지청 평검사의 거취 관련 발언까지 나왔다.

공주지청 모 검사는 이날 오전 내부 전산망인 '이프로스(e-pros)'에 “풍전등화의 위기입니다. 죽기를 각오할 용기 없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습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평검사까지 사의를 표명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당사자들의 사표 제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대전지검 한 관계자는 “개정안 통과를 둘러싸고 울분을 토하고 내부 결속력을 다지자는 차원에서 글을 올린 것이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다른 관계자는 개정안 통과와 관련,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대응방향에 대해선 정해진 것이 없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