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100원 인하가 끝나는 오는 6일을 앞두고 일선 주유소들의 휘발유·경유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보다 어렵다. 7일부터는 기름값이 인하가 중지되고 시세대로 유통이 된다.
정유사와 주유소간 사재기 공방 속에서 이들 기름 공급 주체들이 여러 이유를 대며 사재기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GS칼텍스가 30일 정유업계가 ℓ당 100원 할인 조치가 끝난 이후 기름값을 당장 원상회복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원래 가격에 접근하겠다고 밝혔으나 일선 주유소에선 기름 구하기가 더 힘들다는 것이다.
대전 서구의 A 주유소는 10만 ℓ를 보유하는 기름탱크를 보유하고 있으나 지난달 중순부터 정유사가 기름 공급을 크게 줄여 지금은 바닥이 보일 정도로 비축 물량이 간당 간당하는 것이다. 주문을 3~4일 전에 해야 물량이 도착하고 평상시에는 2만5000ℓ의 탱크로리가 오나, 요즘은 4000ℓ밖에 기름을 주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갈수록 더욱 심화될 것으로 일선 주유소는 내다보고 있다.
주유소 할인 종료와 맞물려 일부 주유소는 주문 물량은 늘리고 판매는 줄이는 방식으로 기름을 사재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덕구의 B주유소 대표는 “지난 5월부터 가격 인하를 해놓고 시세 차익을 보전하기 위해 공급 물량을 크게 줄이는 처사는 정말 치졸한 행위”라며 정유사들의 부도덕한 태도에 울화통을 터트렸다.
일부 주유소들은 기름값 100원 인하 이후 주유소 보관 탱크를 새롭게 확충하는 등의 사재기를 위한 사전 준비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비난의 목소리에도 일부 주유소들은 정유사가 기름 공급을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름 판매를 중단하는 일까지 빚어지고 있다.
한 주유소 관계자는 “주유소의 마진이 박하다 보니까 ℓ당 100원이라는 차익은 주유소 입장에선 매우 큰 수입원이라서 유혹을 떨쳐 버리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자가용 운전자 김 모씨는 “매일 같이 써야하는 차량 휘발유와 경유를 사재기하는 주유소나 공급 물량을 줄이는 정유사 모두에 대해서 강력한 행정 처벌을 해 이같은 얌체 상혼이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정유사들은 정유 업계도 할인 종료 직전 막판 주문 폭주를 우려하며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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