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대전시장<사진>이 1일로 민선 5기 취임 1주년을 맞았다. 민관협치의 시정을 강조했던 염홍철 시장은 그동안 금요민원실을 통한 시민과의 대화로 소통행정을 추구해 왔으며, 전국 최초로 '건강카페'를 개설해 장애인 일자리를 늘리는 등 취약계층 복지시책에도 중점을 둬 왔다.
염 시장은 올 하반기부터 장애인 복지시책 12개 신규 사업을 발굴해 장애인의 일자리와 자활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시 공직자가 실천할 4대 핵심가치를 제시하며 민선 5기 2년차의 추동력으로 삼겠다는 포부도 내놓았다.
민선 5기 1주년을 맞은 염 시장으로부터 1년간의 소회와 과학벨트 부지매입비 문제, 도시철도 2호선 계획, 대전시티즌 활로 모색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민선 5기 취임 1년을 맞았다. 시간을 쪼개 쓰듯 의욕을 보이며 일해 왔는데 소회는 어떤가.
▲ 염홍철 대전시장 |
-지난 1년을 돌아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 때와 아쉬움이 있었다면.
▲지역의 민·관·정이 힘을 모아 대전·충청권이 공들였던 세종시 원안추진 및 세종시 특별법 통과를 시작으로, HD드라마타운 유치 조성은 지역의 힘과 역량을 보여준 성과다. 특히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대덕특구를 거점지구로, 충청권에 기능지구가 확정된 것은 지역의 자존심을 회복한 계기가 됐을 뿐만 아니라 전방위적 노력으로 이뤄낸 최대 성과다. 또 웅진·한화 등 당초 세종시 이전 예정 기업들의 유치와 신세계 등 대기업이 새로운 지역경제 주체로 등장하는 등 그동안 취약했던 대전경제의 체질 개선 발판을 마련했다.
아쉬운 점은 나의 진정성에 대해 인정받지 못할 때다. 도시철도 2호선만 해도 민선 4기부터 수년 동안 관계 전문가들이 논의해 왔던 것이다. 국철이 확정돼서 도시철도와 거의 흡사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현재의 2호선이 순환형이 됐다. 대덕구가 사실을 왜곡해 구민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충청권철도는 완공 시점을 2018년까지 앞당기고 역사(驛舍)를 배로 늘릴 계획이다. 대덕구가 요구하는 노선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답답할 뿐이다. 인사 문제도 측근인사로 몰아가는 것은 잘못됐다. 아쉬움이 많다.
-과학벨트의 국책사업 유치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신동ㆍ둔곡지구 부지매입비 문제는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결론적으로 대전시의 입장은 부지매입비용은 당연히 국가가 부담해야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과학벨트의 본질은 기초과학기술 역량을 발전시키려는 국가사업으로서 그에 소요되는 부지매입비도 당연히 국가가 부담해야 되기 때문이다. 정부도 부지매입비를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는 전제를 단 바 없다. 광주에서 무상공급을 언급했지만 거점지구에서 탈락했다. 참고로 현재 언론이나 시민단체에서는 1조5000억 정도의 부지매입비를 추산하지만, 그 정도의 금액은 안 되고 4분의 1 수준으로 추정된다.
향후 부지매입비 포함 등 중앙정부의 예산, 거점지구와 기능지구간, 기능지구 상호 간의 역할과 기능 등 중앙정부와 차질없이 하나하나 협의해 나가겠다. 지난달 15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과학벨트 거점지구 조성사업이 국책사업인 만큼 지방정부에서는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도시철도 2호선과 관련, 대덕구의 반발에 대한 대전시의 입장과 대책을 말해달라.
▲대덕구는 도시철도 2호선이 1단계 28.6㎞ 중 2.7㎞에 불과하다며 소외론을 제기하고 있다. 균형발전 차원에서 대덕구 구간의 노선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대전시는 도시철도 2호선 계획과 관련해 대덕구 소외는 있을 수 없는 사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난 4월 충청권철도 계획이 확정고시돼 국철이 도시철도 1호선과 X축을 형성하게 되고 노선이 중복됨에 따라 2호선 노선변경이 불가피하게 됐다.
앞으로 대책은 2006년 예타에서 경제성 부족으로 실패한 사례를 교훈 삼아야 한다. 현재 도시철도 2호선 계획도 경제성에 여유가 없다. 예타를 통과하지 못하면 2호선은 추진이 어렵거나 장기간 지연될 수 있다. 다소 이견이 있더라도 국가의 적극적인 권유 및 협조가 있을 때 추진함이 바람직하다. 장기간 다양한 검토를 통해 현재의 대전 여건에서 최적의 계획이라 판단해 30일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게 됐다.
-대전에도 무상급식 시대가 개막했다. 그 의미와 향후 계획은.
▲지난달 1일부터 대전 관내 141개 초등학교 1, 2학년 3만1463명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시행 첫날 배식봉사를 체험하며 우리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을 대하니 그동안 무상급식을 둘러싼 어른들의 이념적ㆍ소모적 논쟁이 부끄럽다는 반성을 했고 앞으로 질 좋은 학교급식 제공을 통해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이다.
이제 대전시가 학교무상급식이 시작된 만큼 앞으로는 학교급식의 질을 관리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부모·영양교사 등이 참여하는 학교급식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물가상승 등에 따른 학교급식의 질 저하를 막기 위해 식자재비 상승 때 추경예산 편성을 통해 예산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 또한, 우수 농산물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설립을 검토하겠다. 내년에는 초등학교 4학년까지, 2013년에는 5학년까지, 2014년에는 초등학교 전 학년을 대상으로 학교무상급식을 확대할 예정이다.
-장애인 고용 장려 차원에서 만든 건강카페가 큰 인기를 끌며 전국적인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장애인 복지시책과 결부해 더욱 발전시켜 나갈 구상이 있다면.
▲2월 전국 최초로 시청 1층에 '건강카페 1호점'이 문을 열었다.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 만든 '건강카페 1호점'은 장애인 8명을 고용하고 있다. '건강카페'가 전국적인 벤치마킹 대상이 됐고 민간기업으로 확산되면서 지난달에는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구 오류동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1층 로비에 '건강카페 2호점'이 개설됐다.
올 하반기부터 장애인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시책을 준비 중이다. 장애인이 편안하고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기존사업을 점검하고 12개 신규사업을 발굴해 총 38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에 신설하는 사업들은 일자리사업을 비롯해 자활·재활,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통합사업 등이다.
-인사와 관련해 고시출신들이 많이 포진하면서 비고시 출신들의 승진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비고시 출신들의 사기진작 방안은.
▲ 염홍철 대전시장 |
-민선 5기 2년차부터 전 공직자가 실천하는 4대 핵심가치란 무엇인가.
▲조직의 이미지요, 영혼이자 DNA라고도 표현되는 핵심가치(Core-value)란 조직 구성원 대다수가 공유하고 실천해 나아가야 하는 가장 중심이 되는 가치를 의미한다. 시정 비전 달성과 가치 중심의 조직문화 창출을 위해 '미래주도', 프로다움', '열린생각', '정도추구' 등 4대 핵심가치를 제시했다. 민선 5기 2년차인 이달부터 4대 핵심가치와 30개 서브가치를 전 공직자가 실천해 시정성공의 추동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앞으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핵심가치를 이해 → 체험 → 성찰 → 내재화할 수 있도록 인재개발원에 교육과정을 개설할 예정이다.
-시민구단인 프로축구 대전시티즌의 활로모색이 시급하다. 지자체 운영의 한계 극복을 위해 인수 기업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대전시티즌의 쇄신을 위해 태스크포스팀의 제안을 바탕으로 마련한 제도 개선, 중장기발전 방안, 인적쇄신, 승부조작 수습과 재발방지 등 4개 분야 37개 과제를 추진하겠다. 대전시티즌을 시민에게 꿈과 희망의 산실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재창단의 각오로 추진하겠다. 시티즌이 위기인 상황에서 강력한 리더십과 조직 장악력이 필요하다. 김광희 사장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선장으로서 자질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수 기업을 찾는 문제는 앞으로 많은 기업들이 대전을 찾을 수 있도록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 수익사업을 발굴하고 경영 합리화로 입장객 수를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
-시민과 공무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취임 후 1년 동안 세종시 원안 타결, HD드라마타운 유치, 과학벨트 대전 입지 확정, 충청권철도망 일환으로 대전 구간의 전철화 등 대전발전의 결정적 계기가 될 많은 일이 이뤄졌다. 이러한 성과는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함께 150만 시민, 정치권, 시민사회단체 등의 공동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3년 동안 시민생활과 관련된 주요 사안을 꼼꼼히 살펴 나가겠다. 특히 경제 활성화를 통한 부자도시 대전 만들기에 진력해 나가겠다. 세종시와 과학벨트 등 대전은 제2의 수도권 중심지이며, 과학기술의 메카 앞으로 이러한 명성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신중심도시를 만들어 가겠다. 시민여러분과 공직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동참을 부탁한다.
/대담 =김덕기 시청팀장 /정리= 박태구·사진=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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