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지현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이러한 고민을 가진 아줌마, 아저씨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또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몸짱' 열풍을 타고 아름다운 몸을 갖기 위해 헬스클럽 등을 다니며 운동을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복부비만은 외관상의 문제만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건강상의 이유다. 복부비만에 대해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강지현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편집자 주>
▲아저씨 뱃살=직장인은 하루종일 사무실에 앉아 업무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운동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야근과 야식으로 인한 불규칙한 식사, 과도한 술자리와 기름진 안주 섭취, 흡연 등으로 대사증후군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이러한 안일한 생활이 누적되면서 허리둘레가 점점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복부비만의 경우 허리둘레는 늘어나는 반면 팔과 다리는 예전에 비해 점점 야위어 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렇듯 배와 허리에 집중적으로 체지방이 쌓이는 것이 복부비만이다. 일반적으로 남자의 경우 허리둘레가 90㎝(35인치)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판정한다.
현재 복부비만을 앓고 있는 40대 이상 성인들의 대부분은 성장기에 정상 또는 저체중이었다가 성인이 되면서 체중이 늘거나 정상 체중을 유지하면서 팔 다리가 가늘고 뱃속에 지방이 축적되는 신체적 특징을 지닌다.
특히 남성들은 여성형 비만보다 복부비만으로 인한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통풍 등 만성질환의 발생위험이 높고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 증가와도 관련이 있으며, 다른 심각한 합병증을 가져올 수도 있다. 따라서 남성들은 복부비만을 예방하고 주의를 기울이는데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아줌마 뱃살=여자의 경우는 80㎝(31인치)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판정한다. 비만 관련 질환들도 이때부터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여성의 복부비만은 남성과는 달리 하체, 특히 둔부에 피하 지방이 많이 축적돼 서양배 모양의 체형을 갖는 게 특징이다.
폐경 이전의 젊은 여성의 경우는 내장 지방형 보다는 피하 지방형인 경우가 많으며 둔부나 하체 등에 국소적으로 피하 지방이 축적돼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남성 비만의 경우보다는 건강상의 문제는 적으나 체형에 대한 불만족으로 국소 지방 감량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폐경 이후의 여성에서는 내장 지방이 증가해 복부비만이 현저해지고 남성 복부비만과 같은 수준을 보이게 된다.
따라서 폐경기 이후의 여성에서 심혈관계 질환이 남성과 비슷한 수준으로 급격하게 증가하게 된다. 이것은 여성 호르몬의 부족으로 인한 생리적인 현상이지만 신체 활동량의 부족 등 환경적인 인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더욱 심해진다.
또한 음식 섭취량이 많지 않아도 연령의 증가에 따라 에너지 대사율이 줄어들어 체중이 증가되기도 한다.
▲복부비만 진단=비만의 진단은 흔히 키와 몸무게를 측정하여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동양인에서는 보통 이 체질량지수가 23 ㎏/㎡ 이상일 때 과체중, 25 ㎏/㎡일 때 비만이라고 정의한다. 체질량지수는 쉽고 간단하게 비만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운동선수처럼 근육이 많은 사람은 몸의 지방이 많은 것으로 계산될 수 있다.
반대로 몸이 부어 있거나 키가 아주 작은 사람, 근육량이 적은 사람은 몸의 지방이 적은 것으로 나타날 수 있어 실제 체지방량을 측정한 방법보다는 진단의 정확성이 떨어지게 된다.
허리둘레의 측정만으로는 내장 지방형 복부비만과 피하 지방형 복부비만을 구분할 수 없으므로, 내장 지방의 축적 정도를 검사하기 위해서는 복부 체지방 CT 촬영이 필요하다.
▲예방·치료=복부비만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생활습관에 변화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생활습관을 개선해 나간다면 복부비만으로 인한 만성질환 및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뚱뚱이 생활습관'에서 '날씬한 생활습관'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전에 날씬했을 때의 습관이나 주위의 날씬한 사람과 비교해서 현재 자신의 모습과 다른 점을 발견하고 닮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복부비만을 예방, 억제하기 위한 식이요법으로는 고지방, 고당분, 고염분의 칼로리가 많이 함유된 패스트푸드는 피하는 게 좋다. 이 때도 단백질과 야채, 과일 등의 섭취로 영양 불균형을 막아주어야 한다.
또한 시중의 포도 다이어트, 사과 다이어트, 황제 다이어트 등의 '원 푸드 다이어트'는 영양소의 결핍뿐만 아니라 체지방의 감소가 아닌 수분 즉, 근육의 감소로 체력의 소모를 유발하고 심각한 '요요현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비만을 해결하는 운동으로는 일명 '브리스크 워킹(brisk walking)'이라고 불리는 '빠른 걷기'가 가장 효과적이다. 운동 강도는 걷기를 하면서 옆 사람과 대화했을 때 간신히 말을 주고 받을 수 있을 정도면 적당하다.
적어도 주 3·4일 이상, 한 번 운동 시 최소 30분 이상에서 한 시간 정도 해야 한다. 한 시간을 연속으로 걷기가 힘들 경우 오전·오후 각 30분씩 나누어 걷는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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