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뇌물 공무원' 무더기 기소

시청직원·경찰·건설업자 등 14명… 각종 이권·인사 개입 혐의

공무원 인사와 아파트 인허가, 공사수주 등에 개입해 수천만 원에서 수억대의 뇌물을 주고받은 공무원과 업체 관계자 등 14명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대전지검 천안지청(지청장 조희진)은 인사청탁, 아파트 인허가, 관급공사 수주 등에 개입해 2000만원에서 4억 80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천안시청과 천안 동남경찰서 공무원 6명, 충남생활체육회 1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뇌물)과 뇌물수수,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이들에게 돈을 준 업체 관계자 7명을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천안시청 A건설국장(60)은 아파트 사용승인 편의를 돕는 대가로 업체로부터 5000만원을, 천안환경사업소 B소장(52)은 시가 발주한 하수관거공사 수주를 돕고 하도급에 개입해 모두 4억8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천안 동남경찰서 C과장(56)은 시청공무원과 건설사 간 비리를 묵인하고, 천안시 인사에 개입해 시장에게 청탁하는 대가로 6300만 원을 받은 혐의다.

함께 기소된 천안시청 D도로과장(57)은 아파트 인허가 편의제공으로 2000만원을, 천안시청 총무과장 E씨(52)는 시장 비서실장 당시 인사청탁과 함께 2000만원을, 천안시청 주택과 F씨(38)는 아파트 허가와 관련 2400만원을 각각 받은 혐의다. 충남생활체육협의회 팀장 G씨(37)는 충남도 공무원에게 영향력을 대가로 1000만 원을 받아 특가법(알선수재) 위반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검찰은 이와 함께 B소장에게 2억 원의 뇌물을 건넨 P건설 H상무(53)와 관급공사를 청탁하며 2000만 원을 건넨 설비업체 I대표(46) 등 2명을 뇌물공여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넨 무허가 건축사 J씨(60)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천안시청 공무원은 업체에서 뇌물을 받고 비리를 포착한 경찰은 공무원에게 비리묵인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고, 지속적인 금품수수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무원 인사와 관련 비서실장 등 당시 시장 핵심인사에게 수천만 원대의 금품이 오가고 경찰도 개입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천안시는 급속한 성장 과정에서 각종 시설공사와 주택건설 등 이권사업이 급증하면서 공무원들이 이권에 개입하거나 금품을 받는 등 뿌리깊은 유착관계가 유지됐다”며 “지역내 토착 공직비리 근절을 위해 향후에도 지속적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천안=맹창호·윤원중 기자 m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