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스포츠데이 운영이 나온 배경에는 충분히 공감한다. 사교육비 증가 방지 차원에서도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열을 감안하면 학업 부담을 던다는 취지까지 온전히 살릴지는 의문이다. 그동안 토요 휴업일에 학교 토요프로그램 참여율이 극히 저조했던 점을 고려해볼 때 더욱 그렇다.
또 하나 제기되는 문제점이 있다. 체육활동도 다양한 문화체험활동 강화의 하나로 제시돼야 할 것이다. 즉, 취미, 레저, 음악, 미술, 문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스포츠데이 운영 자체도 관광, 레저활동과 무관한 취약계층 자녀들에게 특히 양질의 혜택이 돼야 한다. 시간 땜질용으로 아무 운동이나 마구잡이로 하는 시간이라면 의미가 없다. 안전도 생각해야 한다.
지역의 한 체육교사 말대로 입시 우선의 교육현장에서 얼마나 실행될지도 미지수다. 가능한 한 다방면에서 양질의 체험활동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저 주말에 갈 곳 없는 학생들을 붙들어놓기 위한 것이 아닌 전인교육의 강화와도 맞물려야 할 것이다. 지역사회의 교육기부 활성화 등 보완방안을 함께 마련해보는 것도 좋겠다.
스포츠데이 운영이 2004년 소위 ‘놀토’가 도입됐을 때의 돌봄 프로그램처럼 흐지부지 되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OECD 기준인 190일 수업일수만 맞추면 된다는 장밋빛 전망만 갖는 건 곤란하다. 입시 위주의 제도 하에서 토요일 체육활동에 대한 전망이 별로 밝지만은 않다. “현실과 거리가 먼 대책“이라는 학부모 반응도 귀 기울여볼 가치가 있다.
1년 앞당겨진 주5일 수업제는 단순히 학교 가는 날이 하루 줄어든 것이 아니다. 토요일에 학교에 나가 체육활동 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주5일제 취지에 맞는 것 역시 아니다. 학교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지역사회로 확대되는 학습 형태도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 실정에서 창의력과 적응력을 키울 만큼 여유가 많지 않다는 점이 스포츠데이 운영의 가장 큰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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