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동구 중동에 위치한 SC제일은행 대전지점 출입문에 고객안내문이 붙어 있다. /손인중 기자 dlswnd98@ |
영국계 스탠더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 제일은행 총파업에 시중은행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인성과급제 때문이다. 사측의 방침대로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시중은행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은 27일 총파업에 들어갔다. 핵심 사안은 개인성과급제다.
사측은 현행 호봉제(4급 이하 적용)를 성과연봉제로 바꾸려고 한다. 90%에 달하는 SC제일은행 직원 대부분은 호봉제로 임금을 받고 있다.
성과제는 실적을 낸 직원을 더 우대해 주겠다는 제도로, 퇴출과는 무관하고, SC가 진출한 70개국 중 호봉제를 유지하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는 게 사측의 입장이다.
개인성과급제가 도입되면 직원의 성과에 따라 임금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임금 4% 인상되면 기존에는 모든 직원이 똑같이 받지만, 성과급제가 도입되면 5등급으로 나눠 5등급은 0%, 4등급 2%, 3등급 4%, 2등급 4.8%, 1등급은 5.6% 등으로 인상폭이 결정된다.
SC제일은행 측의 개인성과급제에는 타 은행과 달리, 후선발령제가 있다.
SC는 현재 지점장급(삭감한도 18%)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를 전 직원으로 확대해 2년 연속 5등급을 받는 직원은 후선 발령을 낸 뒤 목표량을 설정하고 개인적으로 영업하도록 할 방침이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임금은 최고 45% 삭감되고, 사실상 퇴출 수순이라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상당수의 시중은행이 호봉제나 제한적인 성과급제를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호봉제다. 개인성과급을 아예 없앴다. 하나를 비롯한 타 시중은행에서 도입한 성과급제도 개인이 아니라 지점과 단위 등을 실적 평가 대상으로 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성과급제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중요한 건 내용”이라며 “평가 대상이 개인이라면 찬성할 직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총파업 첫날, 대전·충남의 12개의 SC제일은행 영업점은 모두 정상 업무가 이뤄졌다.
SC제일은행 충청지역본부에 따르면, 대전, 충남·북 전체 직원 140명 중 총파업에 참가한 직원은 모두 60명이다. 지점당 3~4명이 참가했다.
지역본부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비조합원이 많고, 조합원 중에서도 불참한 이들이 있다”며 “고객 불편 없이 모든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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