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망성쇠 역사 고스란히… 눈 닿는 곳곳 '고대문물 寶庫'

흥망성쇠 역사 고스란히… 눈 닿는 곳곳 '고대문물 寶庫'

아테네서 버스로 한시간 거리… 인구 2만7천명의 항구도시 경제·상업 중심지로 도자기·금세공 등 서방과의 무역 독점

  • 승인 2011-06-27 14:18
  • 신문게재 2011-06-28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한성일기자의 성지순례탐방기 - 그리스와 터키를 가다] 3. 사도 바오로의 전도지 고린토

한국가톨릭성지순례단(단장 김정수 바르나바 천안신부동 성당 주임신부)은 5월24일 오전 그리스 아테네에서 아크로폴리스로 이동해 파르테논 신전과 니케신전, 아고라를 돌아보고 근대올림픽경기장과 신타그마 광장 등 아테네 순례 후 이날 오후 사도 바오로의 전도지인 고린토로 이동했다. 아테네에서 고린토까지는 버스로 한시간이 걸린다. 이 곳에서 아폴론 신전과 고대 로마 유적지, 고린토 운하 등을 순례하게 됐다.

▲ 시지프스 신화의 배경이 된 아크로크립산 전경
▲ 시지프스 신화의 배경이 된 아크로크립산 전경
▲고린토 이야기=고린토는 펠로폰네소스 반도로 들어가는 관문 도시다. 그리스 본토와 펠로폰네소스 반도가 곧장 이어져 있다. 지리적으로 유리한 이 고린토 지협은 무역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도 중요했기 때문에 늘 싸움이 끊이지 않아 흥망이 반복됐다.

고대 도시 고린토는 현재 구 고린토라고 불리며 현재의 고린토 시내에서 내륙으로 8㎞ 정도 더 들어간 곳에 있다. 현재의 고린토 시는 약 2만7400명의 항구 도시인 구 고린토가 1858년에 대지진으로 붕괴된 후 항구 안쪽에 세워졌다. 그러나 다시 지진으로 붕괴돼 1928년에 지금의 장소에 새로 세워졌다.

고대 고린토가 가장 웅성했던 것은 기원전 7세기다. 그리스가 지중해 연안에 많은 식민지를 건설하고 국내의 상업이 발달하기 시작했을때 참주제를 시작으로 유력한 상공업도시로 크게 번영했다. 조선분야에서도 3단 도선을 개발하고 해군을 강화시켜 해상 무역을 더욱 발전시켰다. 도자기와 올리브유, 와인, 금세공 등이 주요 수출품으로 당시 서방과의 무역은 고린토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다.

▲ 고린토 고대유적박물관에 전시된 투구
▲ 고린토 고대유적박물관에 전시된 투구
기원전 5세기 무렵에 아테네가 번영하며 일시적으로 그 힘이 쇠퇴하다가 기원전 3세기 알렉산더 대왕 시대에 그리스 도시국가 '고린토스 동맹'의 우두머리로 군림했다. 로마 식민지 시대에는 로마, 그리스 수도가 되어 다시 상공업 도시로서의 활기를 되찾았다. 현재 구 고린토 유적에 남아 있는 상점 유적은 과거에 이 땅이 상업도시 역할을 했음을 잘 말해주고 있다.

고린토에서는 구 고린토 유적, 남 그리스와 이오니아해, 이탈리아 방면을 이어주는 중요한 바닷길인 고린토 운하를 볼거리로 꼽는다.

천연 항구인 고린토는 비옥한 토지를 갖고 있고, 오렌지와 올리브 산지로 잘 알려져 있다. 좋은 흙인 배토를 갖고 있어 흙과 물과 항구로 유명한 곳이다.

도시 국가를 가려면 반드시 고린토를 통과해야 한다. 고린토 동쪽으로는 시리아, 아내폴리스, 이집트가 있었다. 고린토는 오스만 투르크에 침공됐다가 1870년 독립했다. 고린토에는 1904년 국제통신본부가 설립됐다.

로마제국시대에 황제가 즉위하면 델포이(델피)로 보냈는데 이는 '신탁'을 뜻한다. 고린토에는 신탁소가 있었다. '코린토스'라는 지명으로도 불리는 고린토는 고대로부터 그리스 본토와 펠로폰네소스 반도를 연결하는 그리스 남북 육상 교통의 요충지이고, 이오니아해와 에게해를 잇는 해상교통의 요지로 크게 번영한 도시였다.

▲ 고린토 유적지에서 출토된 유물
▲ 고린토 유적지에서 출토된 유물
호메로스의 시에는 그다지 부각돼 있지 않지만 고린토시의 유적에서 미케네 시대 전기의 도기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먼 옛날부터 번영해 온 도시임을 알 수 있다. 고린토시는 지리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상업과 무역으로 크게 번영을 누렸고, 그리스의 여러 폴리스가 쇠퇴한 헬레니즘 시대에도 상업도시로 번성해 '헬라스의 별'이라고 일컬어졌다.

일찍부터 그리스 제일의 도기제조 중심지로서 고린토식 도기를 생산했지만 나중에는 그 지위를 아테네에 빼앗겼다. 고린토시는 교통의 요지였기 때문에 고대에는 여러 차례 국제회의 개최지가 됐다. BC 146년 로마가 이를 철저히 파괴해 버렸는데 BC 44년에 재건돼 다시 번영했다.

신약성서에도 고린도서 이름이 나온다. 그러나 521년에 지진으로 큰 타격을 입어 중세 이후 쇠퇴하다가 1858년 지진으로 다시 파괴됐다. 구 고린토는 매춘부 숙소가 많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 당시 고린토는 환락의 도시로서 수많은 남성들을 끌어들였다.

현재의 새 고린토시는 구 고린토시에서 북동쪽 약 5㎞ 지점에 있고 고린트현의 주도다. 코린트만의 연안에 위치해 아테네 등의 도시와 철도, 간선도로로 연결돼 있다. 자체자원은 없고 카란토(고린토의 건포도), 올리브유, 견직물, 펠로폰네소스 북동부에서 생산되는 곡류 등을 수출하고 있다.

고린토 관광의 핵심은 구 고린토인 고린토 고대유적지를 탐방하는 것이다.

피레네 산맥 남쪽에 있는 아고라는 광장 중앙에 연단이 있어 사람들이 교류하고 정보를 교환하던 곳이다. 성 바오로도 이 곳에서 설교했다. 바오로 사도는 믿음에 대해 깨어지기 쉬운 질그릇 같다고 표현했다.

이 시대에는 청동, 불, 인쇄물 혁명이 있었고, 농기구가 발달하고 인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민족 이동이 있었다. 이 당시 여자들의 최고 사치품은 청동거울이었고, 남자들은 투구였다.

고린토의 그리스도적인 회당으로 아크로크립산이 있다. 이 산은 시지프스가 돌을 들어올려야만 되는 운명에 처한 신화를 갖고 있는 곳이다. 3중박, 3중문으로 되어 있어 희랍인들의 족쇄와 요새 역할을 했다. 고린토는 이처럼 시지프스 신화의 배경이 된 도시이고, 그리스와 로마, 비잔틴시대 유물이 다양하게 발굴되는 곳이 바로 이 곳 고린토 유적지다.

/그리스 고린토=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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