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강수]문화재단 2년의 회고와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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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수]문화재단 2년의 회고와 반성

[기고]박강수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

  • 승인 2011-06-26 13:08
  • 신문게재 2011-06-27 20면
  • 박강수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박강수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
▲ 박강수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
▲ 박강수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
지역 문화예술계의 기대를 안고 대전문화재단이 창립된지 2년이 되어간다. 필자는 2009년 11월 지역문화예술의 진흥과 발전이라는 임무를 띠고 창립된 대전문화재단의 대표이사로 선임되었다. 이후 대전을 어떤 문화도시로 만들 것인가라는 끊임없는 스스로의 물음을 던지면서 다양한 분야의 사업과 지역문화예술계에 대한 지원정책을 수행해 왔다.

무엇보다 문화재단 스스로가 사업을 수행하는 선수가 되기보다는 지역문화진흥을 위한 정책을 기획하는 문화디자이너의 역할과 민간예술단체와 그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지원센터로서의 역할에 집중하였다. 창작지원에 치중했던 기존의 문예지원방식에서 탈피하여 문화예술단체와 사업의 효율적인 경영을 위한 문화예술경영지원센터의 역할을 하였고 창작지원·경영지원·교육지원의 동시적 지원정책을 통해 생산과 수용의 균형있는 문화활성화정책을 폈다.

창립 초기 여타 문화재단들이 겪었던 사업비 확보의 어려움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사업을 유치하고, 수주함으로써 확보해 나갔다. 뛴만큼 기름값도 들었다.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를 유치하여 시민의 문화향유권 확보에 한걸음 다가갔다. 아동청소년드림오케스트라교육지원사업을 수주하여 청소년들에게 문화를 통한 꿈도 심어주어 꿈이 있는 도시를 만들려하였다.

내부적으로는 지역의 문화인프라구축에 집중하였고, 외부적으로는 문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 지원네트워크 구축에 힘썼다. 재단 창립 이전 국비와 시비에 만 의존하던 사업들을 정비하고 사업의 효율화에 눈을 돌렸다.

특히 사업계획 수립에 있어 성과주의를 경계했다. 창립 초기의 조직은 무엇보다 조직의 체계화, 안정화가 중요하다. 그러나 주변에서의 시선은 성과를 요구했다. 문화재단이 생겼으니 달라진 것, 새로운 것, 드러난 성과를 찾는다. 문화재단은 1년 사업비가 있다. 성과를 내고자 했다면 하나의 대형 프로젝트에 전 예산을 쏟아부어 외형적 성과를 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일회성일뿐, 나 자신, 예술인 스스로를 속이는 포장이라 생각했다. 문화재단의 역할은 지역문화를 육성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것이다. 일회성 프로젝트로서는 결코 지역문화를 육성하지 못한다. 문화재단은 지역문화라는 새싹에 물을 주어 거대한 나무로 키우고자하는 꿈을 가지고 접근해야한다. 따라서 문화재단의 많은 사업은 외형적 성과보다는 지역문화의 물적, 인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 시정이기도 하다.

사업에 있어서도 꼭 있어야 할 사업을 제외하고 되도록 새로운 사업 만들기에 애를 썼다. 그보다는 기존에 행해져 왔던 사업들을 개선하고 키우려 노력했다. 지역 문화환경과 역사를 고려치 않은 인위적인 사업조성은 도시개발과 같은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문화정책은 근대화시기의 새로운 도시개발 방식보다는 기존의 환경과 역사성을 중요시하는 도시재생방식이기 때문이다.

재단 창립 2년이 되어가는 지금 지역 문화예술에게는 좀더 많은 지원을 하지 못해 아쉬움도 있다. 노력을 하였으나 문화예술인들은 아직도 지원의 목마름 상황에 처해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문화재단의 직원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든다. 어떤 조직이든 창립 초기에는 희생을 강요한다. 열악한 근무환경 하에서도 묵묵하게 일하고, 주5일 근무제를 잃어버릴만큼 열심히 뛰었던 식구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문화는 개발처럼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문화를 가꾸는 것은 기다림과 인내가 요구된다. 성과주의를 지양하고 조직의 체계화와 지역사회의 문화인프라 구축, 점진적인 지원체계의 변화를 꽤한 문화재단의 지난 2년간의 정책은 몇 년후 지역문화의 역사적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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