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가 '지방의원 보좌관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마련한 좌담회에서 정연정 배재대 교수는 “보좌관제 도입 문제는 지방자치 발전에 따른 의회 역량의 강화라는 큰 틀에서 검토될 필요가 있다”며 “당장은 보좌관제 도입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는 측면이 있는 만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설득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그러면서 “이미 유급화가 시행된 의회는 일정한 성과를 목적으로 일해야 하지만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갖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의회 위상과 결부시켜 당연히 필요하다는 식의 접근은 설득력이 없다”며 “의원들의 원내 입법 활동과 사무량, 업무의 난이도 등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해 주민 설득의 근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도입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허용되는 재정 범위 안에서 전문가 풀을 구성하거나 비전임 형태로 전문 인력들을 활용하고 의장 직속기구로 운영하는 등의 방안을 우선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그런 과정을 통해 성과가 나타난다면 차차 1인 1보좌관제로 나아가는 것을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1인 1보좌관제' 도입은 시기상조이며, 단계적인 도입이 필요하다는데 참석자들의 의견이 대체로 모아졌다.
금홍섭 대전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보좌관제 도입의 핵심 쟁점은 의정활동의 범위와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느냐는 문제인데, 의회 안에서 당장 개인 보좌관제 형태로 논의되는 것은 우려스런 부분이 있다”며 “먼저 전문위원실과 입법정책실의 운영 실태 등을 분석해서 그 기능과 인력을 강화하는 방향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묵 대전시의회 의사담당관도 “보좌관제 도입은 필요하지만 시민들이 의원 활동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이 많기에 경기도 의회 처럼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역효과도 있을 수 있다”며 “시민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거치며 우선 전문위원실을 확대해 의원 2~3명당 1명 정도의 보좌 인력을 두는 방안이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좌담회에 참석한 곽영교 대전시의회 운영위원장은 단계적 도입 주장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현실적 조건은 뒤로 한 채 의회의 현재 모습만 갖고 평가하거나 얘기하기 보다는 잘못된 것은 꼬집되 제기능을 위해 필요한 것은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줘야 한다”며 보좌관제 도입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종섭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