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통합 또다시 불발=과거 몇 차례 추진됐다가 불발됐던 국립대 통합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올해 초. 세종시 진출에 뜻을 같이한 충남대, 공주대, 공주교대가 통합 논의를 추진키로 했다. 3개 대학은 지난 3월 28일 '공주교대·공주대·충남대 통합추진 및 세종시 융복합 캠퍼스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대전·충남을 대표하는 3개 국립대의 통합은 '매머드급' 대학을 예견했기에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통합안 도출을 위한 대학 간 견해차가 커지면서 결국 두 달 만에 파국을 맞았다.
3개대의 통합 무산이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충남대와 공주교대 간의 통합논의가 재개됐다. 이후 공주대 역시 공주교대와의 통합 논의에 나서면서 선택권은 공주교대로 넘어갔다. 그러나 공주교대는 지난 22일 통합 대상을 결정이 아닌 현 총장 임기 내에서는 통합 논의를 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리며 통합추진이 또다시 무산됐다.
▲국립대 통합 논의 재개 가능성은=3개월 여 만에 통합추진 무산이 반복되면서 지역대학가에는 당분간은 통합 논의 재개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3개 대학 통합 무산으로 대학 구성원들의 심리적 허탈감을 겪은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충남대와 공주교대가 공주교대와 앞다퉈 통합 논의를 진행, 결국 불발로 끝나 대학 본부에 대한 구성원들의 신뢰가 상당히 떨어진 상태다. 또 충남대와 공주교대의 차기 총장 선거가 다가오면서 관심사가 대학 통합보다는 선거로 옮겨지고 있다는 전망도 우세하다.
22일 공주교대 교수들은 현 총장의 임기까지는 통합 논의 재개를 하지 않기로 했으며, 앞서 공무원직장협의회도 통합 논의 중단을 대학 본부 측에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공주교대가 차기 총장을 선출해도 대학 통합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큰 대학과 통합을 하면 차기 총장 입지가 작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통합논의 과정에서 보여준 학내 구성원, 지역민의 갈등도 통합 대학 논의 재개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충남대 교수회는 3개대 통합 논의부터 '졸속 추진'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취해왔으며, 공주교대와의 통합에 대해서는 현 총장 임기 내에는 통합 논의를 반대한다며 본부 측과 갈등을 키웠다.
이와 함께 충남대와 공주교대의 총장들이 정권 말기에 접어들면서 '레임덕'영향으로 대학의 큰 변화를 이끌기에 역부족이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지역대 한 관계자는 “국립대 구조조정의 가시화, 학령인구 감소 등을 대비하려면 대학 간 통합이 필요하지만 이번 통합 논의 과정에서 대학 간에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아 이른 시일에 다시 통합이 논의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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