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저는 35세 B형간염 환자입니다.
태어나면서 어머니로부터 감염되었는데, 어머니께서 정기검진을 꾸준히 받아오셔서 저도 잊지 않고 정기검진을 받아왔습니다.
정기검진을 받는 동안은 간 상태가 좋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직장생활에 바쁘다보니, 검진을 한 두 번씩 거르게 됐습니다.
요즘 주변 사람들이 저를 볼 때마다 안색도 좋지 않고 피곤해 보인다는 말을 자주 해서,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갑자기 간이 확 나빠질 수도 있나요?
A=어머니와 함께 검진을 꾸준히 받으셨다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가족 내에서 서로 간 건강을 챙기고 치료도 열심히 받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2007년에서 2009년 사이 실시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의사들로부터 B형 간염, C형 간염, 간경변증을 진단받았다고 응답한 사람 중, 권고 사항 대로 6개월마다 한 번씩 검사를 받았다는 사람은 14.1%에 그치고 있습니다.
또 검사를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은 53.5%에 이르는 등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간염 관리에 소홀함을 알 수 있습니다.
간은 제 기능을 다 못할 때까지 망가져도 별 다른 통증과 이상이 없습니다.
피로감이나 쇠약한 느낌,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도 일상생활 속에서 지나치기 쉽습니다.
피부를 조금만 베어도 따가운 느낌이 들고 피가 나서 신경이 쓰이지만 증상이 없으니 우리 몸 속에서 질환이 어떻게 발전해가는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지요.
제가 진료한 환자 중 안타까운 예를 소개하겠습니다.
40대 후반의 남성으로 오랫동안 안정적인 비활동성 만성 B형 간염 환자였습니다.
6개월마다 검진을 권유하였으나, 임상 증상이 전혀 없었고 아주 건강해 본인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스스로 판단하여 2년마다 내원을 하였습니다.
처음 몇 번은 2년마다 검진을 해도 비활동성 상태로 문제가 되지는 않았으나, 최근 2년만에 내원하였을 때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습니다.
임상 증상은 전혀 없었으나, 혈액검사 상 바이러스가 재활성화 되었고 간 초음파 상 이미 간경변이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조금만 먼저 바이러스의 재발이 진단되었으면 간경변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가 있었던 안타까운 경우였습니다.
B형 간염은 어머니로부터 태어날 때 수직 감염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가족 구성원 내에 또 다른 환자분도 있는 경우가 많으니 가족끼리 검진을 함께 받으러 오는 것을 생활화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6개월에 하루씩 기억하기 쉬운 날짜를 정해서 병원을 찾는 것을 권장합니다.
/배사랑내과 김남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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