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우]통신중독이 나라를 망친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최창우]통신중독이 나라를 망친다

[중도마당]최창우 대전시 한의사협회장

  • 승인 2011-06-20 14:22
  • 신문게재 2011-06-21 20면
  • 최창우  대전시 한의사협회장최창우 대전시 한의사협회장
▲ 최창우  대전시 한의사협회장
▲ 최창우 대전시 한의사협회장
서구열강 가운데 하나인 영국은 19세기 중반에 중국과 두 차례에 걸쳐 전쟁을 벌인다.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으로 1839년부터 1842년까지, 1856년부터 1860년까지 전쟁을 벌인다. 앞에 전쟁을 1차 전쟁 또는 아편전쟁이라고 부르고, 뒤에 것을 2차 전쟁이라고 한다.

영국은 중국시장 개척 초창기에 주로 모직물과 면화를 중국에 판다. 반면 중국은 홍차를 비롯한 차를 주요 품목으로 수출을 한다. 양국의 교역에서 결제수단으로 은을 사용 하는데, 무역수지에서 중국이 흑자를 거둔다. 따라서 영국은 여러 차례 사신을 파견하여 무역체제를 고치고 교역량을 확대하려고 하지만 중국이 이를 단호하게 거부한다. 영국은 결제할 은이 부족해지자 이를 대체하려고 중국에 아편을 밀수출하여 은을 벌어들인다. 1820년대 후반부터 아편을 밀수출하여 결국에는 무역수지를 역전시키게 된다. 중국으로 밀반입된 아편은 연일 확산되면서 수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빈민층을 비롯한 서민들의 아편중독은 가정경제의 파탄을 불러온다.

청나라의 황제는 아편 금지론을 주장하던 임칙서를 관리로 광동에 파견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인다.1839년 3월 광저우에 도착한 후 임칙서는 아편중독에 빠진 나라를 구해보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이미 아편으로 중독이 된 청나라는 영국의 침략에 무너지면서 불평등조약을 맺는 수모를 겪게 된다. 이것이 아편전쟁이다. 이후로 영국, 프랑스, 미국, 러시아 등 서구열강과 불평등조약을 맺으면서 주권을 상실하게 된다. 중독의 폐해에 대한 역사적 교훈이라 하겠다.

지금 우리나라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5000만을 넘었다. 그것도 이미 작년의 일이다. 대략 따져도 1인당 1대를 넘는 수치다.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세계 1위를 넘나든다. 인터넷전화 가입자 수가 1000만에 이른다. 일반 유선전화는 보편화를 넘어선 것이 옛날 일이다. IT강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세계 통신발달을 선도하고 있다. 기차나 버스를 비롯한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일상이다. 심지어는 길을 걸으면서도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전송한다. 일상을 넘어 중독에 들어선 것 같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가계지출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다. 실제로 주변의 통신비 지출을 보면서 놀라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보통의 4인 가족의 가정에서 휴대전화 4대, 인터넷, 그리고 일반전화 등을 사용하면서 지출하는 비용이 20만원을 훨씬 넘긴다. 수입에 비하여 상당한 금액이다. 그러나 중독 탓인지 그를 줄여보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그리고 많은 수는 아니지만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통신사용이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그 사용금액이 적게는 수 십 만원에서 많게는 수 백 만원까지 이른다하니 사회적 문제가 되고도 남을 듯하다. 이보다 더 걱정이 되는 것은 통신에 중독성을 보여 건강을 해치는 국민이 늘어간다는 사실이다.

통신비의 가파른 증가로 가계가 어려워지고 국민건강이 위협을 받고 있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에 대한 대책인지는 몰라도, 휴대전화 기본료를 1000원 인하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문제의 핵심을 비켜간 듯하다. 그런 까닭인지 비난의 여론이 만만치 않다. 통신의 과다 사용은 국가적으로 전파의 낭비를 초래한다. 전파의 낭비를 막고 가계지출에서 통신비를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 방법의 하나로 전화를 거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함께 통신료를 부담하는 방식도 고려하였으면 한다. 실제로 일부 국가에서 수신자가 통화료를 부담하도록 하여 전파의 낭비를 막고 있다. 타산지석으로 삼아도 괜찮을 듯하다. 이제 전파도 아끼고 통신중독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 어느새 중독에 접어든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통신중독, 오늘에 되살아난 아편중독이 아니어야 하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사업성, 주민동의율 등 과제 산적…대전 1기 신도시도 촉각
  4.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5. 충청권 아파트 입주물량 내년 1만 7000여 세대 줄어드나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