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창우 대전시 한의사협회장 |
영국은 중국시장 개척 초창기에 주로 모직물과 면화를 중국에 판다. 반면 중국은 홍차를 비롯한 차를 주요 품목으로 수출을 한다. 양국의 교역에서 결제수단으로 은을 사용 하는데, 무역수지에서 중국이 흑자를 거둔다. 따라서 영국은 여러 차례 사신을 파견하여 무역체제를 고치고 교역량을 확대하려고 하지만 중국이 이를 단호하게 거부한다. 영국은 결제할 은이 부족해지자 이를 대체하려고 중국에 아편을 밀수출하여 은을 벌어들인다. 1820년대 후반부터 아편을 밀수출하여 결국에는 무역수지를 역전시키게 된다. 중국으로 밀반입된 아편은 연일 확산되면서 수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빈민층을 비롯한 서민들의 아편중독은 가정경제의 파탄을 불러온다.
청나라의 황제는 아편 금지론을 주장하던 임칙서를 관리로 광동에 파견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인다.1839년 3월 광저우에 도착한 후 임칙서는 아편중독에 빠진 나라를 구해보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이미 아편으로 중독이 된 청나라는 영국의 침략에 무너지면서 불평등조약을 맺는 수모를 겪게 된다. 이것이 아편전쟁이다. 이후로 영국, 프랑스, 미국, 러시아 등 서구열강과 불평등조약을 맺으면서 주권을 상실하게 된다. 중독의 폐해에 대한 역사적 교훈이라 하겠다.
지금 우리나라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5000만을 넘었다. 그것도 이미 작년의 일이다. 대략 따져도 1인당 1대를 넘는 수치다.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세계 1위를 넘나든다. 인터넷전화 가입자 수가 1000만에 이른다. 일반 유선전화는 보편화를 넘어선 것이 옛날 일이다. IT강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세계 통신발달을 선도하고 있다. 기차나 버스를 비롯한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일상이다. 심지어는 길을 걸으면서도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전송한다. 일상을 넘어 중독에 들어선 것 같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가계지출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다. 실제로 주변의 통신비 지출을 보면서 놀라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보통의 4인 가족의 가정에서 휴대전화 4대, 인터넷, 그리고 일반전화 등을 사용하면서 지출하는 비용이 20만원을 훨씬 넘긴다. 수입에 비하여 상당한 금액이다. 그러나 중독 탓인지 그를 줄여보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그리고 많은 수는 아니지만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통신사용이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그 사용금액이 적게는 수 십 만원에서 많게는 수 백 만원까지 이른다하니 사회적 문제가 되고도 남을 듯하다. 이보다 더 걱정이 되는 것은 통신에 중독성을 보여 건강을 해치는 국민이 늘어간다는 사실이다.
통신비의 가파른 증가로 가계가 어려워지고 국민건강이 위협을 받고 있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에 대한 대책인지는 몰라도, 휴대전화 기본료를 1000원 인하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문제의 핵심을 비켜간 듯하다. 그런 까닭인지 비난의 여론이 만만치 않다. 통신의 과다 사용은 국가적으로 전파의 낭비를 초래한다. 전파의 낭비를 막고 가계지출에서 통신비를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 방법의 하나로 전화를 거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함께 통신료를 부담하는 방식도 고려하였으면 한다. 실제로 일부 국가에서 수신자가 통화료를 부담하도록 하여 전파의 낭비를 막고 있다. 타산지석으로 삼아도 괜찮을 듯하다. 이제 전파도 아끼고 통신중독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 어느새 중독에 접어든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통신중독, 오늘에 되살아난 아편중독이 아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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