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칸 독수리가 2경기 연속 만루포를 쏘아 올리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재차 입증했다. 한화이글스는 16일 대전한밭야구장에서 열린 기아타이거즈와의 시즌 11차전에서 가르시아의 만루포에 힘입어 7-1로 크게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기아와의 주중 3연전에서 2승1패를 기록,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 16일 대전한밭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이글스와 기아타이거즈의 경기에서 3회말 한화 강동우 선수가 장타를 노린 풀스윙을 하고 있다. /이민희 기자 |
4회에는 한상훈과 박노민의 치고 달리기 작전이 기아의 수비를 무너뜨리면서 1사 1,3루의 찬스를 잡은 뒤 이대수의 투수 앞 땅볼로 한 점을 더 보탰다. 약속된 플레이가 맞아떨어지며 만들어진 기분 좋은 점수였다.
두 점차의 승부가 계속되자 기아는 6회 반격에 나섰다. 기아는 6회 1사 3루에서 김주형의 안타로 한 점을 추격했지만, 한화는 이후 배터리를 장민제-박노민에서 박정진-신경현으로 교체했고, 박정진은 남은 아웃카운트 두 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극복했다. 항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야왕(한대화 감독)의 한 수가' 위기를 넘긴 셈이다.
7회 초까지 기아가 한화보다 많은 안타를 뽑아내면서도 역전에 성공하지 못하자 한화는 7회말 놀라운 집중력과 드라마 같은 만루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아버렸다.
우선 한화는 7회 2사 이후 세 명의 타자가 모두 볼넷으로 출루하는 집중력을 보였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가르시아는 전날 빛바랜 만루포의 아쉬움을 달래듯 유동훈의 초구를 힘껏 받아쳐 담장 중앙을 넘기는 만루포를 다시 한 번 만들어냈다. 전날 만루포가 이날 재현되자 관중석을 가득 메운 한화팬들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 홈런으로 가르시아는 2경기 연속 만루포를, 한화는 이틀 전 이대수의 만루포까지 포함해 3경기 연속 만루포를 쏘아 올리게 됐다. 거포군단의 저력 앞에 기아는 추격의지를 상실하고 말았다. 강동우는 8회 2사 이후 또 한 번 솔로아치를 그려내며 이날 승리를 자축했다.
한편, 이날 경기 전까지 볼넷 997개를 기록 중이던 장성호는 1회와 3회, 5회에 이어 7회까지 4타석 연속 볼넷으로 1001볼넷을 기록, 프로통산 네 번째 1000볼넷 기록을 넘어섰다.
/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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