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석 탄방동 자율방범대장(사진 앞줄 맨 오른쪽)이 동료 대원과 함께 탄방동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
“우리 동네 순찰로 지역 봉사 앞장서겠습니다.”
서구 탄방동에서 의료기기 사업을 하는 김기석(52)씨.
다른 사람들이 가족과 한창 '이야기꽃'을 피울 오후 9시가 되면 김씨는 손때가 묻은 순찰장비를 챙겨 어두워진 거리로 나간다.
그는 주민자치 치안단체인 탄방동 자율방범대 대장이다.
김씨는 30여 명에 달하는 대원들과 교대로 매일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인적이 뜸해진 밤거리에 눈과 귀를 쫑긋 세운다.
김씨가 자율방범대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달리 책임감이 강한 그를 눈여겨본 지역 주민들이 자율 방범대원으로 추천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2000년부터 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해 오다가 2008년부터 대장을 맡고 있다”며 “경찰을 도와 금융기관 주변과 건물 뒤편, 공원, 학교 운동장 등 범죄 발생 우려가 큰 지역을 중심으로 순찰을 하고 있다”고 자율방범대 임무를 설명했다. 이어 “주로 청소년 선도나 취객 귀가 조치 등의 일을 하는 데 우범자나 범죄 용의차량을 발견하면 즉시 신고, 경찰의 신속한 초동조치를 가능토록 한다”고 덧붙였다.
10여 년 간 이어 온 자율방범대 활동에 대한 보람도 크다.
김씨는 “술에 취해 거리에 쓰러져 있는 취객을 가족에게 인계해 주거나 시민들의 늦은 귀가를 에스코트해 줄 때 미력이나마 지역주민에게 봉사를 하고 있음을 느낀다”며 쑥스러워 했다.
반면, 아쉽게 느껴지는 일도 있다고 한다.
그는 “밤늦게도 귀가하지 않는 청소년에게 다가가 타이르면 가족도 아닌데 무슨 상관이냐며 오히려 따져 묻는 경우가 종종 있어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며 “일부 가정의 자녀에 대한 무관심이 아이들을 자칫 나쁜 길로 빠지게 할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동네 순찰 외에도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일에도 열심이다.
명절, 연말연시 등이 돌아오면 지역 내 독거노인 등 불우이웃을 찾아 생필품을 전달하고 '말벗'이 돼주기도 한다.
물론 자율방범대 회원들과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이같은 봉사활동을 해 의미가 더욱 크다.
김씨는 “자율방범대는 안전한 치안 구현을 위해 경찰을 보조하는 봉사단체”라며 “앞으로 많은 주민이 이같은 일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지원책이 있었으면 한다”고 소박한 바람을 밝혔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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