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맛집 프로'의 상당 부분이 조작과 가짜로 채워진다는 사실을 설명 대신 조작 '주범'들의 언행으로 들려주고 보여준다. 우리나라 방송풍토의 고질적 환부를 과감하게 드러낸다는 점에선 박수를 보내야 할 일이겠고, 그에 못지않은 미덕은 다큐멘터리도 얼마든지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는 점이다.
압권은 '트루맛쇼' 제작진이 직접 맛집을 차려 방송사를 초대하는 대목이다. TV 맛집 전문 브로커에게 1000만원을 건넸더니 방송 제작진이 카메라를 들고 달려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몰래카메라에 찍힌 방송 스태프들이 음식을 놓고 소위 '짜고 치는' 진풍경은 '개그콘서트'보다 웃긴다.
삼겹살에 캐비어를 올려 굽는 '캐비어 삼겹살', 아구찜에 생선초밥을 둘러놓은 '아초', 삼겹살에 인삼을 붙인 '심봤다 삼겹살' 등 괴상한 요리들이 '유명한 인기메뉴'로 방송될 때는 폭소가 터진다.
웃다보면 코미디 같은 현실에 쓴웃음이 배어나온다. 그렇게 우롱당하고 사기당한 게 나 자신 아닌가. TV PD 출신인 김재한 감독은 “시청료를 올려야 발전한다”는 한국 미디어의 치부를 '맛집 프로'를 통해 시원하게 까발린다.
올 전주국제영화제 장편경쟁부문 관객상 수상작. 이 의미 있고 재미있는 영화가 흥행성이 없다는 이유로 시중 영화관에 걸리지 못하는 것 또한 '트루영화쇼' 감 아닐까. 대전아트시네마 상영중.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