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훈]국립현충원에서의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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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훈]국립현충원에서의 차별

[금용논단]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 승인 2011-06-16 14:17
  • 신문게재 2011-06-17 20면
  •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매년 6월 6일 현충일이면 우리가족은 아버님이 안장된 국립대전현충원을 간다. 그런데 요즈음 현충원에 갈 때마다 약간 불편하고 기분이 언짢고 돌아가신 아버지께 너무나 죄송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국립대전현충원은 사병묘역과 장교묘역, 그리고 장군묘역과 애국지사묘역의 4종류로 구분되어 있음을 알았고 애국지사묘역은 봉분과 행적을 기록한 비석이 있고 장군묘는 봉분이 있는데 비해 대령 이하의 사병묘역은 화장을 해서 안장을 하고 묘비만 세우며 묘비에는 '12345 육군병장 홍길동' 이렇게 쓰여져 있지만 장군들은 좀 더 크고 화려하다.

매년 바쁘다는 핑계로 아버지 묘비만 참배 하다가 3년전 시간이 남아 현충원 주위를 살피면서 장군묘역을 지나다가 너무나 큰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고나서부터 큰 충격을 받고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왜 군대가는것을 좋아하기보다는 될 수 있으면 기피하려는가를 느끼게 되었다.

우리나라 헌법에서까지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 평등하다고 하고 있으나 현충원에서는 그렇지 않다. 필자는 참을 수 있는 차별이 아닌 너무나 큰 계급간의 차별이 존재하여 사병은 화장(火葬)을 하고 장군들은 매장(埋葬)을 하고 규모도 사병묘역의 8배나 되어 돌아가셔서까지 차별이 존재함은 안된다고 생각하여 할아버지가 계신 선산으로 이장까지 고려한 적이 몇 번 있다.

선친께서는 사병으로 6·25참전의사로 훈장 받으신 것을 필자와 손자한테까지 자랑하며 돌아가시면 국립묘지(현충원)로 가시겠다는 유언을 하셨다. 그리고 몇 년 뒤에 아버지께서 돌아가시자 국립묘지로 가신다는 말씀을 하자 작은 아버지들이 국립묘지가려면 화장을 해야하니 마침 선산도 있고 하니 선산으로 갈 것을 주장했다. 필자는 현충원에 안장하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이며 아버지의 유언이므로 따라야 한다고 주장을 하여 아버지를 현충원으로 모셨지만 이러한 차별이 존재하는 국립현충원에 대해 알지 못했기 때문에 최근에는 작은아버지들의 주장이 옳지 않았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군대 내에서는 계급이 존재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현충원에서까지 돌아가신 분들의 충성과 애국심까지 계급으로 차별 하는 것은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영원히 존재해야만 한다면 그렇다면 문제다.

몇 년전 방문한 워싱턴DC의 알링턴 국립묘지의 한국전 기념 메모리얼에는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라는 슬로건이 새겨져 있었다. 이 말은 국가의 자유는 희생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자유를 위해 희생하거나 돌아가신 영령에게는 묘역의 규모와 화장, 매장 등의 차별은 없고 오직 충성심만 존재해야 한다.

대전 현충원에는 상술한 차별 말고 또 다른 차별이 존재한다. 일반 사병들의 묘소 근교에는 참배객들이 뜨거운 햇볕아래에서 참배를 하고 음료와 식사를 하고 있었으나 조금 윗쪽에 자리잡은 장군 묘역은 넓은 묘지에 별도의 차양시설과 나무 그늘이 많이 갖추어져 있어 기분이 좋지 않았다.

전쟁이 나면 장군도 중요하지만 사병과 장교들 없이는 전쟁을 수행하기 어렵다. 그들의 죽음을 후손들이 보면서 차별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민주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현재 안장된 분들까지 시정하기가 어렵다면 앞으로 안장될 분들 이라도 시정해야 한다.

물론, 전쟁을 원한다거나 전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아니며, 당연히 전쟁은 지구상에서 없어져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귀중한 자유는 다른 나라가 지켜주지 않기 때문에 국립묘지인 현충원이야 말로 우리의 가족과 영토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희생 할 용기를 심어주는 장소이기 때문에 애국심과 충성심을 중심으로 평등하게 민주적으로 시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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