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주]희망의 농촌을 위해 필요한 것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권혁주]희망의 농촌을 위해 필요한 것들

[중도프리즘]권혁주 부여군농민회 정책실장

  • 승인 2011-06-16 14:17
  • 신문게재 2011-06-17 21면
  • 권혁주 부여군농민회 정책실장권혁주 부여군농민회 정책실장
▲ 권혁주 부여군농민회 정책실장
▲ 권혁주 부여군농민회 정책실장
조금 이르긴 하지만 요즘 날씨는 완연한 여름 날씨와 다를 바 없다. 모내기를 마친 논들이 햇살을 받으며 신선함을 뽐내는 때다. 겨울이고 여름이고 농번기가 따로 없어진지가 이미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수박ㆍ멜론 같은 여름작물을 심어놓은 지금은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겨 다행이다.

하고 나면 별 일도 아니었는데 왜 그리 빡빡하게 살았나, 왜 그리 허둥거리며 살았나, 이제 무엇이 남았나 생각하면서 또 다른 계절을 맞는다. 그러나 여유를 누려보는 호사도 잠깐, 6월 임시국회에 한-미FTA 비준동의안이 제출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다시 마음이 심란해진다.

한-미 FTA에 대하여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겠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한-미 FTA가 농업을 비롯한 사회경제 전반에 쓰나미 보다 더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한-미 FTA는 신자유주의적 경제 질서 강화와 함께 의약품 특허 등을 더욱 강화하여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을 약화시키게 된다.

대표적인 협상 내용은 농산물의 관세철폐 및 금융서비스의 모든 규제철폐와 함께 규제강화의 가능성을 없애고, 지적재산권을 대폭 강화하면서 투자자 정부 제소의 내용까지 강력한 자본 친화적인 조항으로 바꾸는 등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

또한 한-미 FTA가 가지고 있는 수 많은 문제점들 뿐만 아니라 농민, 노동자 등 서민들의 피해가 불 보듯 뻔함에도 불구하고 일방적 힘으로 밀어붙이는 정부와 국회의 모습이 반복 될 듯 하여 더욱 두렵다. 한-미 FTA는 그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절대선(善)이 아니다.

젊은이를 모두 떠나게 만들고 남은 이들은 농가부채에 허덕이게 만드는 근본 원인이 무엇인가? 그것은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하고 땀의 대가는 커녕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농민은 농산물을 팔아서 생계를 이어가니 농산물 가격은 농민들의 임금이고 최저생계비다. 농민들의 소원은 농민들이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정직한 땅에서 정직한 땀의 대가를 받는 것이 소원이다.

그러면 농촌의 희망을 이야기하려면 우선 어떤 것들이 선행되어야 할까?

농산물 가격 걱정 없이 농사짓는 나라, 국민의 기초 식량에 대해서는 국가가 책임지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배추 한 통에 어느 날은 15000원 하다가 어느 날은 500원 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 몇 달 사이에 가격이 30배나 오르내리고 있다.

쌀 수확량이 30%가 줄어도 수매가가 떨어지고 20년 전과 똑같은 쌀값을 한탄하는 농민들 앞에 최근 쌀값이 몇천원 오르자 구곡을 헐값에 방출해 쌀값을 다시 잡는 나라에 우리는 살고 있다.

국민의 기초식량에 대해서는 상한제와 하한제를 둬서 소비자도 걱정 없고 생산자도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농산물 가격이 기준 가격보다 오르면 정부가 개입해서 싼 가격에 공급하고 반대로 기준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수매하든지 직불금을 올리든지 방법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WTO가 문제라면 WTO와 무관한 지자체로 자금을 이관해서 합법적으로 내릴 수도 있다. 정부가 예산을 절감하려면 농협을 통해 계약재배를 늘리고 수요와 공급 조절에 적극 개입하면 된다.

농업을 회생시키고 농촌을 살리는 길은 아직도 수없이 많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연 누구편에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가다. 한반도에 닥칠 쓰나미 한-미 FTA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힘써야 할 때다. 그래야만 농촌에 희망이 있고 농민이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2.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1.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2.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5.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