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 '당뇨극복' 도우미 역 톡톡

지역민 '당뇨극복' 도우미 역 톡톡

21년째 매주 당뇨 교육… 식사요법 등 정보 제공 환자위한 꼼꼼한 배려·열정의 진료 시스템 정평

  • 승인 2011-06-15 14:16
  • 신문게재 2011-06-16 11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중도일보 창간 60주년 동네의원 살리기 캠페인 우리동네 주치의]-5.새서울 내과 이기상 원장

종합병원 의사들 사이에서 기피 대상 1호 환자는 '궁금한게 많은' 환자라고 합니다.

이것저것 묻는 통에 책상위에 차트는 쌓여가고, 환자들의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민원이 생기는 것이 다반사이기 때문이죠.

하루 진료 환자 100여 명을 육박하는 의사들에게 10분 이상 이것저것 묻는 환자는 더말할 나위가 없겠죠.

대학병원에 다니는 환자들이 한결같이 호소하는 불편은 1시간 대기에 3분 진료라는 푸념입니다.

그러니 살뜰하게 이것저것 봐주리라 기대하는 것은 난망입니다.

주치의 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나의 건강상태를 자세히 상담할 수 있고, 체크 받을 수 있다'라는 것일 겁니다.

더욱이 당뇨나 혈압 등 평생 몸에 지니고 가야할 장기적인 질병에 주치의 제도는 가장 이상적이고 올바른 건강 지킴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간혹 동네의원과 종합병원이 당뇨라 판명하는 수치의 기준이 다르다고 말하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동네의원에서는 이정도면 괜찮다고 약을 처방하지 않는데, 종합병원에서는 무조건 약을 처방한다는 것입니다.

이유와 상관관계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질병을 바라보는데 있어 종합병원이 좀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오늘 만나볼 새서울 내과 이기상 원장은 지역에서 당뇨 분야에서 이미 정평이 나있는 분입니다.

당뇨에 대해 알지 못했던 시절부터 20년 넘게 환자들을 직접 교육하고, 오랜시간 함께해오며 당뇨환자들의 고통을 나눠왔기 때문입니다.

취재 내내 환자들을 챙기는 이 원장님의 세심한 마음 씀씀이를 보면서 의사의 참 모습을 다시금 유쾌하게 확인했습니다.

▲ 이기상 원장은 동네 의원을 시작하던 1986년부터 21년째 지역민을 위한 당뇨교육을 하고 있다. 환자들이 배우고 터득해 관리한다면 당뇨는 불치병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사진=김상구 기자
▲ 이기상 원장은 동네 의원을 시작하던 1986년부터 21년째 지역민을 위한 당뇨교육을 하고 있다. 환자들이 배우고 터득해 관리한다면 당뇨는 불치병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사진=김상구 기자
“당뇨에 뭐가 좋다라고 하면 의사와 상담도 하지 않고 먹는 환자들이 있어요. 그러다가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도 봤고요. 그래서 올바른 지식을 가르치자 생각했죠.”

새서울 내과는 매주 수요일 오후 3시면 당뇨교육실에 불이 켜진다.

이기상 원장이 동네 의원을 시작하던 1986년부터 이어온 당뇨교육이 켜켜이 쌓여 벌써 21년째다.

요즘이야 대학병원들이 그 중요성 때문에 모두당뇨교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불과 10년 전만 해도 환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더욱이 동네의원에서의 당뇨 교육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이 원장이 당뇨교육을 결심하게 된 것은 개원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6년만 하더라도 당뇨와 고혈압 환자는 만성질환 환자로 인식이 좋지 못했다.

'불치병이다', '다리를 절단해야한다', '앞을 볼 수 없다'는 등의 편견으로 병을 숨기거나 방치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이런 안타까운 환자들을 돌보면서 이 원장이 생각한 것은 바로 교육이었다.

환자들이 배우고 터득해 관리한다면 당뇨는 불치병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이 원장은 직접 교육과정을 만들고, 선생님이 돼 교육에 나섰다.

당뇨병의 원리와 합병증, 식사요법, 관리, 정기검진까지 4주를 한 과정으로 했다.

마지막 주에는 외부인사를 초청해 특강을 듣는가 하면, 식사요법의 실습을 위한 당뇨 뷔페도 열었다.

교육시간 동안 환자를 돌볼 수 없어 어찌보면 '돈이 안되는' 교육이었지만 이 원장의 열정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당뇨병은 장기병이기 때문에 관리만 잘하면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20여년 전부터 교육을 받고 관리를 잘해 80세가 넘도록 건강한 환자들을 보면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교육에 잘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한달 과정이 끝나면 수료증도 주고, 간단한 시험도 치렀다.

환자들이 재미를 느껴 교육에 꼭 참여하도록 하고 싶은 의지 때문이다.

새서울 내과에는 곳곳에 의료정보가 담긴 팸플릿이 비치돼있다.

환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자세하게 기록하고, 이를 평상시에도 휴대하며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다.

'당뇨인을 위하여'라는 책은 자체 제작해 벌써 10판 인쇄를 했으며, '고혈압 환자를 위하여', '골다공증 환자를 위하여', '간염환자를 위하여' 등 다양한 의료정보 책들을 펴냈다.

이 원장은 동네의원으로 혼자 시작했지만 환자들을 위한 꼼꼼한 배려로 규모를 키워 현재는 6명의 의료진과 공동운영하고 있다.

환자의 욕구가 커지면서 동네의원에서도 환자들이 원하는 시스템과 치료시설을 갖춰야했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당뇨와 고혈압에 있어서 동네의원이지만 최고의 진료시스템을 갖춰 환자들에게 봉사하고 싶다”며 “대전지역 환자들이 당뇨에 대해 잘 알고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도우미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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