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식생활의 서구화와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한 비만 인구의 증가와 함께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당뇨병은 합병증까지 다 합치면 국내 사망률 1위의 질환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심각한 질병이다. 당뇨병은 혈당이 상승하는 병이지만 실제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고혈당 자체라기보다는 그로 인한 합병증이다. 당뇨병 합병증의 예방과 관리에 대해 건양대학교병원 당뇨·갑상선센터 김병준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편집자 주>
▲ 김병준 교수 · 건양대병원당뇨·갑상선센터 |
일반적으로 혈당이 너무 내려가서 오는 급성 합병증인 저혈당을 제외하고는 당뇨병 합병증의 주된 원인은 고혈당이다. 혈당의 상승은 혈액 속에 당이 많아지는 것인데, 혈액 속에 당분이 많으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혈액의 흐름은 더디어진다. 따라서 심장의 부담이 늘고, 몸의 곳곳에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이 떨어지게 된다. 이런 상태가 장기화 되면서 여러 가지 병적인 문제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혈당 조절을 위한 요법들은 식사, 운동, 정기적인 검사, 교육이 있고, 각 상태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여 꾸준히 실행해 나가야 한다. 만일 합병증이 와 있다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각각의 합병증에 따른 관리 방법을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환자 스스로가 식사, 운동을 포함한 생활의 관리를 인내하며 꾸준히 해낼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당뇨병 교육을 통해 당뇨병의 올바른 이해와 관리법을 정확히 알아두어야 한다. 당뇨병 합병증 발생의 주된 원인인 고혈당과 이에 의한 몸안의 변화를 확인, 판단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검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가벼운 고혈당 상태는 아무런 증상이 없기 때문에 당뇨병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판단으로 당뇨병 환자는 증상이 없거나 미미하더라도 주기적으로 합병증 유무를 점검하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 합병증의 종류=당뇨병 합병증은 크게 혈당이 갑자기 높이 올라가서 생기는 급성 합병증과 만성 합병증으로 나눌 수 있다. 급성 합병증에는 '저혈당', '당뇨병성 케톤산 혈증', '비케톤성 고 삼투합성 혼수'가 있으며, 만성 합병증에는 '대혈관 합병증'과 '미세 혈관 합병증'이 있다. 저혈당은 혈당이 50㎎/dl 이하로 떨어지는 것으로 심한 허기, 식은땀, 빠른 맥박,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가 늦거나 심한 경우에는 의식을 잃고 혼수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경구약이나 인슐린 사용을 하면서 식사량이 적었거나 과량의 약이나 주사를 사용할 때 또는 과도한 운동 시 오는 합병증으로 치료를 급히 서둘러야 하고 철저한 예방이 필요한 합병증이다.
대혈관 합병증은 고혈당 상태 및 이에 수반되는 대사 장애가 장기간 지속되어 혈관에 합병증을 동반하는 질환으로 대사증후군으로 불리기도 하며, 심혈관 장애로 인한 뇌졸중, 심근경색증, 동맥경화증, 말초혈관 질환 등이 있으며, 당뇨병 환자의 사망원인 중 50~80%를 차지하고 있다.
당뇨병성 신증으로 인한 말기 신부전은 당뇨병 환자의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로 단백뇨가 신기능을 감소시키고 말기 신부전으로 발전하게 된다. 1형 당뇨병 환자의 30~50%, 2형 당뇨병 환자의 약 20%에서 발생된다. 소변의 미세 알부민뇨와 단백뇨 검사를 통해 진단하게 되며, 고혈당, 가족력, 흡연, 당뇨병 유병기간, 고혈압 또는 이상 지혈증의 가족력이 위험인자로 작용하게 된다. 당뇨병성 신증 환자는 혈당 조절을 엄격하게 실시하며 혈압을 130/80mmHg 이하로 조절한다. 또한 이상 지혈증의 치료를 병행한다. 식사요법으로는 1일 0.8g/kg 또는 총 열량의 10% 이내의 저단백 식사를 실시하고, 1일 6.0g 이하의 염분 섭취를 하게 된다.
만성 당뇨병 환자는 발의 상처로 균이 침범해 발가락에서부터 차츰 썩어 들어가는 '당뇨병성 괴저'를 특히 주의해야 한다. 당뇨환자는 혈액 순환이 원활치 않은데다 균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낮아 균이 침범하면 발이 쉽게 썩게 된다. 티눈이나 작은 상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급속히 진행돼 결국 '괴저'까지 악화될 수 있다. 일단 썩게 되면 썩은 부위를 잘라 내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괴저는 전체 당뇨병 환자의 약 2% 정도에서 나타난다. 그러나 당뇨환자의 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당뇨병의 말기 증상 중 하나인 괴저 환자도 크게 늘고 있다.
건양대병원 김병준 교수는 “당뇨병 환자, 특히 동맥경화증과 신경병증의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발과 다리의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며, 발에 손상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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