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1학년인 김모(19·여)씨는 집안형편이 어려워 과외는 물론이고 카페, 식당 등 해보지 않은 아르바이트가 없다. 아르바이트로 한달에 50여만원을 벌지만 200만원 가까운 등록비에는 턱도 없이 모자라 단돈 1만원을 쓰기도 주저하기 일쑤다.
김씨는 “학자금 대출로 '빚쟁이'가 된 친구들을 보며 대출을 받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에 아르바이트에 전념하고 있다”며 “등록금도 걱정이지만 더 큰 걱정은 성적을 올리기에 턱없이 모자란 시간”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한남대 자연과학대 07학번 오모(24)씨는 방학만 되면 아르바이트를 해야한다는 부담감에 짓눌린다. 지난주 시험을 마친 오씨는 현재 과외 3건, 주차요원 아르바이트 1건 등 여름방학 중 아르바이트 일정을 세워놨다.
그가 2개월여 동안 혼신을 다해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은 300여만원. 하루 일과는 7~8시간의 과외 스케줄에 주차요원 3시간 등 모두 10시간 정도가 돈벌이로 채워진다. 수도권 대학생들이 지역 과외시장을 넘보는 탓에 그 시장을 지키느라 과외준비에만 2~3시간을 할애하며 지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이처럼 등록금을 벌어야 하는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 시장으로 내몰리며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정작 학업을 뒷전으로 미뤄야 하는 일들이 빚어지고 있다.
심지어 손쉽게 목돈을 챙길 수 있는 유흥업소의 유혹에 빠질 수도 있어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대전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유흥업소의 일명 '도우미' 가운데 대학생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등록금을 내기 위해 학부생들이 유흥업소에서 돈을 벌도록 방치하는 것은 대학으로서나 정부로서도 할 짓이 못된다”고 지적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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