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국내 네티즌 사이에 화제가 됐던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로비의 스테인드글라스 장식물 '피오리 디꼬모'.
짙은 적갈색 입구의 카메오 핑크 페르시안 세트 |
세계적 유리 조형가 데일 치훌리의 작품이 놓이는 순간 그 공간은 현실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판타지 속으로 변신한다.
세상의 모든 공간과 사람은 마법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유리 조형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데일 치훌리의 전시가 15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대전 롯데갤러리에서 열린다.
1941년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에서 태어난 데일 치훌리는 워싱턴 대학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부하던 중 유리를 처음 접했다.
위스콘신 대학과 로드 아일랜드스쿨 오브 디자인을 거쳐 1968년 미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무라노섬베니니 공장에서 유리공으로 근무하면서 유리 작업의 기반이 되는 다양한 기법을 익혔다.
그때부터 치훌리는 유리 예술의 기법을 꽃피우게 된다.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1971년 시애틀에 '필척 유리학교'를 설립, 최근까지 치훌리 유리조형 생산의 중심지로, 유리라는 매체를 예술로 승화시킨 작업들을 발표하고 있다.
▲ 마제스틱 마끼아 |
이 과정에서 열과 중력을 이용해 유리의 정형성을 벗어나는 자유로운 형태의 시도들이 이루어졌으며, 유리 공방의 실력 있는 파트너들과의 협동 작업을 시도, 개개의 피스들이 연결된 거대한 스케일의 설치 작업의 가능성 또한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파트너들에게 자신의 디자인을 설명하기 위해 시작했던 드로잉 작업도 지금은 자신의 예술관을 표현하는 독립적인 매체로 발전시켰다.
신이 아름다운 자연을 창조했듯 치훌리는 이 세상에서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기 위해 유리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그의 작품은 감각적이고 화려한 색채와 자유롭게 움직이는 듯한 형태가 유리의 투명성과 만나 더욱 환상적인 느낌을 표현한다.
뜨거운 온도에서 녹여낸 유리를 불어 모양을 만드는 일명 유리 불기 기법(Glass-blowing)을 바탕으로, 1975년부터 나바조 블랭킷 실린더(Navajo Blanket Cylinders), 바스켓(Baskets), 씨폼(Seaforms), 마끼아(Macchia), 페르시안(Persians), 이케바나(Ikebana), 피오리(Fiori) 외 현재까지 10여개의 시리즈를 제작하고 있다.
▲ 재스민 바스켓 |
그의 특별한 예술 세계는 1992년 미국 최초로 무형문화재(National Living Treasure) 1호의 칭호를 받았으며, 특히 미국과 유럽, 세계 각지의 미술관이나 호텔, 식물원, 공공장소에서의 대형 설치작업을 통해 유리 공예의 범주를 넘어선 독보적인 유리 조형 예술가로 세계인의 주목과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공개되는 작품으로는 실린더, 바스켓, 마끼아, 이케바나 등으로 그의 대표작 60여 점이 전시된다.
뿐만 아니라 치훌리의 대표적인 유리시리즈들의 오리지널과 스튜디오 에디션 웍, 드로잉, 작품 등이 선보여진다.
또한 작업과정과 전 세계에 설치된 조형물을 만나볼 수 있는 영상도 함께 상영돼 끊임 없이 도전하는 작가의 열정과 창조를 향한 예술혼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늘 새로운 창의성으로 역동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치훌리의 이번 전시는 진정한 예술의 거장을 만나 볼 수 있는 좋은 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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