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유리의 마술

  • 문화
  • 공연/전시

반짝반짝 빛나는 유리의 마술

열·중력 이용 자유로운 형태… 감각적이고 화려한 색채 돋보여 ●유리조형의 거장 '데일 치훌리' 전

  • 승인 2011-06-13 21:40
  • 신문게재 2011-06-15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살 빠지는 그림'을 알고 있는가.

한 때 국내 네티즌 사이에 화제가 됐던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로비의 스테인드글라스 장식물 '피오리 디꼬모'.

짙은 적갈색 입구의 카메오 핑크 페르시안 세트
짙은 적갈색 입구의 카메오 핑크 페르시안 세트
이 작품의 주인공은 세계적인 유리조형가 '데일 치훌리'다.

세계적 유리 조형가 데일 치훌리의 작품이 놓이는 순간 그 공간은 현실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판타지 속으로 변신한다.

세상의 모든 공간과 사람은 마법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유리 조형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데일 치훌리의 전시가 15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대전 롯데갤러리에서 열린다.

1941년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에서 태어난 데일 치훌리는 워싱턴 대학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부하던 중 유리를 처음 접했다.

위스콘신 대학과 로드 아일랜드스쿨 오브 디자인을 거쳐 1968년 미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무라노섬베니니 공장에서 유리공으로 근무하면서 유리 작업의 기반이 되는 다양한 기법을 익혔다.

그때부터 치훌리는 유리 예술의 기법을 꽃피우게 된다.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1971년 시애틀에 '필척 유리학교'를 설립, 최근까지 치훌리 유리조형 생산의 중심지로, 유리라는 매체를 예술로 승화시킨 작업들을 발표하고 있다.

▲ 마제스틱 마끼아
▲ 마제스틱 마끼아
1976년 자동차 사고로 왼쪽 눈을 실명하고 1979년 보디 서핑으로 어깨가 탈골되어 유리 직공의 일을 할 수 없게 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예술계 거장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작가다.

이 과정에서 열과 중력을 이용해 유리의 정형성을 벗어나는 자유로운 형태의 시도들이 이루어졌으며, 유리 공방의 실력 있는 파트너들과의 협동 작업을 시도, 개개의 피스들이 연결된 거대한 스케일의 설치 작업의 가능성 또한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파트너들에게 자신의 디자인을 설명하기 위해 시작했던 드로잉 작업도 지금은 자신의 예술관을 표현하는 독립적인 매체로 발전시켰다.

신이 아름다운 자연을 창조했듯 치훌리는 이 세상에서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기 위해 유리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그의 작품은 감각적이고 화려한 색채와 자유롭게 움직이는 듯한 형태가 유리의 투명성과 만나 더욱 환상적인 느낌을 표현한다.

뜨거운 온도에서 녹여낸 유리를 불어 모양을 만드는 일명 유리 불기 기법(Glass-blowing)을 바탕으로, 1975년부터 나바조 블랭킷 실린더(Navajo Blanket Cylinders), 바스켓(Baskets), 씨폼(Seaforms), 마끼아(Macchia), 페르시안(Persians), 이케바나(Ikebana), 피오리(Fiori) 외 현재까지 10여개의 시리즈를 제작하고 있다.

▲ 재스민 바스켓
▲ 재스민 바스켓
이것들은 자연과 역사,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창조된 것들이다.

그의 특별한 예술 세계는 1992년 미국 최초로 무형문화재(National Living Treasure) 1호의 칭호를 받았으며, 특히 미국과 유럽, 세계 각지의 미술관이나 호텔, 식물원, 공공장소에서의 대형 설치작업을 통해 유리 공예의 범주를 넘어선 독보적인 유리 조형 예술가로 세계인의 주목과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공개되는 작품으로는 실린더, 바스켓, 마끼아, 이케바나 등으로 그의 대표작 60여 점이 전시된다.

뿐만 아니라 치훌리의 대표적인 유리시리즈들의 오리지널과 스튜디오 에디션 웍, 드로잉, 작품 등이 선보여진다.

또한 작업과정과 전 세계에 설치된 조형물을 만나볼 수 있는 영상도 함께 상영돼 끊임 없이 도전하는 작가의 열정과 창조를 향한 예술혼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늘 새로운 창의성으로 역동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치훌리의 이번 전시는 진정한 예술의 거장을 만나 볼 수 있는 좋은 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2. 국립농업박물관, 개관 678일 만에 100만 관람객 돌파
  3. 농림부, 2025년 연구개발 사업 어떤 내용 담겼나
  4. 제27회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대상, 10월 28일 열린다
  5. 농촌진흥청, 가을 배추·무 수급 안정화 지원
  1. KT&G 상상마당 제7회 상상 스테이지 챌린지 '설공찬' 최종선정
  2.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3.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4.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