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둘레길, 사람과 풍경이 만나는 곳 |
옛길과 숲길은 물론이고 마을 길과 논둑길, 강변길, 고갯길 등을 걷노라면 '걷기'의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지리산 둘레길』은 빠른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현대인의 마음을 담아냈다. 저자는 지리산 둘레길을 자세하고도 친절하고 설명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아는 지리산 둘레길은 전체 코스 중 일부였다. 그동안 다섯 코스로만 알려진 이 길이 어느덧 열여섯 코스로 이어졌고, 이제 지리산을 따라 거의 한 바퀴 걸어서 돌아볼 수 있게 됐다.
마을을 지날 때마다 다양한 풍광이 이어지고, 어느 때는 산길이, 어느 때는 고갯길이, 어느 때는 강변길이 이어져 지루하거나 밋밋한 걸음 대신 다채로운 자연의 풍광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저자는 지리산 둘레길을 소개하고자 걷고 또 걸었다. 그 결과 단순히 한번 휙, 다녀온 길 위에서의 감사만을 담은 것과는 다르다. 열여섯 개 코스마다 배치된 '길 위에서 잠깐!'은 저자가 길을 걸으며 이곳만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봐야 한다고 말해주는 곳이다.
이곳들을 돌아봐야 하는 까닭은 지리산 둘레길이 단순히 걷기만을 위해 새로 만들어진 길이 아니라 우리네 이웃들의 오랜 역사와 삶이 촘촘히 스며든 삶이 터전이기 때문이다.
지리산 둘레길 위에서 만난 야생화 한 송이, 익어가는 논밭, 자식들에게 줄 밤송이를 따서 짊어지고 가는 할머니, 송아지를 낳는 소를 바라보는 할아버지, 낯선 이에게 흔쾌히 방 한 칸 내주시는 어르신, 밥상을 차려주시는 할아버지 등은 자연의 풍광보다도 더 아름답다.
저자는 '지리산 둘레길을 소개합니다'로 지리산 둘레길 전반에 관한 정보를 모았으며, 다섯 개 구간이 끝날 때마다 묶어둔 소소하지만, 누구나 궁금해할 질문과 대답도 잊지 않았다.
또 옷차림과 배낭 꾸리기에서부터 들고나는 법, 먹고 자고 쉬는 법 등 예상 경비, 간식준비, 하루에 얼마나 걷는 게 좋은지 등 걷기여행에 대한 궁금증을 모두 풀어냈다. 스타일북스/지은이 이송이/460쪽/1만5000원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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