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학 감사, 등록금 거품 걷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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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학 감사, 등록금 거품 걷어내야

  • 승인 2011-06-13 19:06
  • 신문게재 2011-06-14 21면
감사원이 전국 200여개 4년제 대학에 대한 특별감사에 나선 것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감사원은 감사 착수 이유로 적정 등록금 산정을 위한 기초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대학이 감독의 무풍지대였고, 정부는 손 놓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번과 같은 감사가 진작 있었다면 이른바 '미친 등록금' 소리는 나오지 않았을지 모른다. 이제라도 나선 이상 부당하게 등록금을 부풀려 온 요인은 없는 지 철저하게 가려내야 한다.

지역 대학들은 “반값등록금 논란을 정면돌파하기 위한 '먼지 털기 감사'”, “표를 의식한 감사”라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고 한다. 마치 등록금 인상의 모든 원인이 전적으로 대학에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상황을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반값등록금' 문제를 계기로 실태가 드러나면서 국민들은 더 이상 대학 재정운용의 정당성을 믿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주요 사립대 100곳에서 등록금에서 떼어내 쌓아둔 적립금만 8117억원에 달한다. 이 돈을 등록금 인하에 썼다면 학생 한 명당 82만원의 혜택이 돌아갈 수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사립대 재단 가운데 39곳이 학교운영을 위해 내도록 돼있는 법정부담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고, 11개 사립대가 주식투자로 날린 돈이 120억 원에 이른다는 대목에선 할 말을 잃는다. 지난 10년 간 학생들이 두 배 가까이 치솟은 등록금을 감당하느라 허리가 휘는 동안 일부 사립대 교직원들은 평균 1억 원이 넘는 연봉 잔치를 벌여왔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도 드러났다.

상황이 이러니 감사원의 대학 감사에 국민들이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감사원은 각 대학들의 등록금 산정기준은 적정한지, 거품은 얼마나 끼어있는지, 대학의 적립금은 과연 교육적 목적을 위한 것인지 등등을 꼼꼼히 따져 등록금 산정의 기초자료는 물론 등록금 문제의 해법까지 내놓아야 한다. 재정 운용이 방만하고 부실한 대학도 이참에 가려내야 한다.

국민들은 대학 자체에 등록금 인하 여력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 사실 재정낭비나 부실 회계 등으로 인한 누수만 줄여도 등록금을 내릴 여지는 충분할 것이다. 대학생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등록금 멍에를 벗겨줘 학문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자는 감사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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