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차원의 조직적인 집회는 찾아보기 어렵고 일부 단과대나 시민사회단체 등과 연계한 산발적 구호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시험기간과 취업준비 등이 맞물려 주객이 전도된 채 정치권에서만 요란하게 떠들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반값 등록금 논란과 관련, 지역에서는 지난주부터 촛불집회가 이어지는 등 목소리가 조금씩 확산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학부모와 시민사회단체 등도 합류, 반값 등록금 실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작 지역 대학생들의 움직임은 그다지 많지 않다.
촛불집회의 경우 총학생회 차원이 아닌 소수 단과대 위주로 진행되고 있으며 졸업한 선배나 학부모, 시민사회단체가 오히려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학생은 시험기간이 맞물린데다가 취업준비에 치중하는 등 심적으로만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생 양모(26)씨는 “촛불집회 등 사회문제를 함께 하는 것보다 현실적으로 취업문제가 더 큰 문제이지 않느냐”라며 “대부분 학우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대학 총학생회 차원의 조직적인 주장이나 움직임은 미미한 실정이다.
대학별로 회의를 통해 총학생회 주도의 촛불집회 개최 여부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결속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대학측에서는 총학생회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도 내심 반기는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에 대해서는 현재 논란을 빚고 있는 반값 등록금 문제가 실현 가능하겠느냐는 의문과 함께 총학생회의 위상이 예전과 달리 낮아졌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대학 내에서 총학생회의 영향력은 감퇴한지 오래됐고, 과거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조직화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는 상당수 대학생이 사회문제보다는 자신들의 취업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등 코앞에 닥친 현실문제 해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총학생회장 출신인 A(39)씨는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지금의 분위기에서는 각 대학 총학생회가 연합해 조직적이고 단결된 의지를 표현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총학생회가 추구하는 이상도 다를뿐더러 위상 정립이 예전과 달라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 “요즘의 총학생회는 대중동원력이나 조직적인 거리집회에 대한 경험 부족으로 부담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어려움과 의견을 대표하는 자치기구인 만큼 학교와 종속관계가 아닌 동등한 관계로서의 위상 재정립이 필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 B대학 총학생회장은 “반값 등록금 논쟁에 대해 학우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느냐'란 의문을 갖고 있다”라며 “선거를 앞두고 화두로 삼기 위한 정치권의 전략일 수 있어 시선이 곱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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