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동쪽 신화의 땅… 눈닿는 곳곳 세계의 보물

지중해 동쪽 신화의 땅… 눈닿는 곳곳 세계의 보물

총인구 1100만명의 작지만 큰 나라, 해변·유적지 어우러진 관광의 낙원

  • 승인 2011-06-13 14:10
  • 신문게재 2011-06-14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한성일기자의 성지순례 탐방기-그리스와 터키를 가다] 1. 한국가톨릭성지순례단 동행 취재-그리스는 어떤 나라인가?

▲ 그리스 에게해 풍경 <한성일 기자>
▲ 그리스 에게해 풍경 <한성일 기자>
유럽 지도를 펼쳐놓고 지중해 동쪽을 살펴보면 이탈리아 동쪽에 툭 튀어나와 있는 반도가 발칸반도다. 그리스는 이 발칸반도의 끝부분에 자리 잡고 있다. 국명은 그리스공화국이다. 아테네가 속해 있는 아티카 지방, 이오니아해의 섬들과 이를 마주하고 있는 중서부, 테살로니키를 중심으로 한 마케도니아, 트라키아 지방, 펠로폰네소스 반도, 국토의 20%를 차지하는 에게해의 섬들로 이뤄져 있다. 가장 큰 섬은 크레타 섬이다. 총인구는 1100만명으로 인구의 3분의 1이 아테네를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해 있다. 수도는 아테네이고 대통령은 콘스탄티노스 스테파노플로스다. 정치형태는 대통령제 의회주의 공화제로 국제연합, NATO, EU 가맹국이다. 민족은 그리스인 97%, 터키인 1%, 그외 2%로 구성돼 있다. 종교는 그리스정교다. 공용어는 그리스어이고 주요 관광지와 큰 호텔, 레스토랑에서는 영어가 통한다. 통화 단위는 유로이고, 보조 단위는 유로 센트다. 기후는 지중해성 기후로 여름인 6~9월은 하루종일 기온이 30도를 넘지만 습도가 낮아서 지내기는 편하다. 겨울인 12~3월은 1년중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계절이다. 가장 기온이 낮은 달은 1월이다. 요즘의 낮기온은 24~25도, 저녁기온은 14~15도다.

면적은 한국보다 조금 더 크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작은 나라에 속하는 그리스의 문화가 전 세계에 끼친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 영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전세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언어의 알파벳과 단어는 대부분 고대 그리스어에서 온 것이다. 게다가 서양 철학과 역사학 등의 학문은 물론 민주주의 정치, 연극, 조각문화, 예술 등의 기반을 구축한 것도 모두 고대 그리스인들이었다. 그리스신화에서 최고신인 제우스를 위한 제례때 행해졌던 올림피아 경기는 올림픽 대회의 근간이기도 하다.

그리스의 동쪽으로는 에게해를 넘어 터키와 아라비아 반도가 이어진다. 그리고 그리스의 남쪽으로 눈을 돌리면 이집트가 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 이집트 문명, 크레타(미노아) 문명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문명은 대부분 이 주변에서 발생했다.

아름다운 해변과 그리스 신화의 신들이 태어난 땅이고 비잔틴시대의 교회도 많다. 이 곳의 날씨는 일년 내내 쾌청하며 사람들도 밝고 친절하다. 또한 신선한 재료를 듬뿍 사용해 만든 맛있는 요리와 향기로운 와인을 맛볼 수 있다. 그리스는 특히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가 인류 공통의 소중한 문화와 자연 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협력하기로 한 약속에 따라 지정한 세계유산이 많은 나라다.

▲  3개의 버섯모양 바위로 유명한 피샤바 계곡 <박종태 빈첸시오>
▲ 3개의 버섯모양 바위로 유명한 피샤바 계곡 <박종태 빈첸시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유적, 다프니 수도원, 오시오스 루카스 수도원, 피오스섬의 네아 모니 수도원, 델포이 유적, 메테오라, 베르기니의 유적, 테살로니키에 있는 초기 기독교와 비잔틴 양식의 건축물들, 아토스산, 미케네와 티린스의 고대 유적, 에피다브로스 유적, 올림피아 유적, 바세의 아폴로 에피크리오스 신전, 미스트라, 딜로스 섬, 사모스 섬의 피타고리오와 헤라 신전, 파트모스섬의 신학자 성 요한 수도원과 성 요한 동굴의 역사 지도, 로도스 섬의 중세도시 등 16개에 달하고 있다.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는 2004년 하계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이전보다 더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정비해서 아름다워진 거리, 트램(노면전차)과 교외 철도 등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편리해진 교통망, 영어 표현의 증가 등 이전의 아테네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그리스는 특히 유적과 마찬가지로 흥미를 끄는 것이 에게해의 섬들이다. 파란 에게해와 파란 하늘에 비치는 순백의 거리는 마치 그림엽서 같은 풍경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에게해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3000개가 넘는 섬 가운데 가장 빛을 발하는 것은 미코노스, 산토리니, 크레타, 로도스 섬이다. 리조트 아일랜드라고 불리는 이 섬들은 여름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그리스인은 대부분 열성적인 그리스 정교도다. 그리스 정교는 고대 기독교의 로마가톨릭에서 분파한뒤 그리스 철학을 도입해 전통을 계속 지켜오고 있다. 새까만 옷속에 몸을 감추고 엄격한 생활을 하는 성직자들에게서 자긍심 강한 종교의 엄격함을 맛볼 수 있다. 그러나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한없이 밝아 처음 보는 관광객에게도 활기차게 말을 건넨다. 고대부터 '필로크세니아(외국인을 극진히 대접하는 것)'라는 말이 있듯이 대부분의 그리스인들은 여행자들에게 친절하다. 그들의 기본적인 생활방식은 인생을 즐기는 것이다. 낮에는 카페니온(카페)에, 밤에는 티베르나(그리스식 식당)에 모여 밤늦도록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춘다. 그들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인생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즐기며 사는 방법을 떠올리게 해준다.

그리스 현지에서 만난 가이드 김경자씨는 “23년째 그리스에서 살고 있는데 그리스는 신화의 땅이자 인간의 나라이고 단아하고 우아하다”며 “그리스는 매력있고 살고 싶은 나라이고, 백조처럼 노래하다 죽고 싶은 나라이기도 하고, 아름답고 애처롭고 어머니같은 나라”라고 말했다.

/그리스 아테네=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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