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 에게해 풍경 <한성일 기자> |
면적은 한국보다 조금 더 크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작은 나라에 속하는 그리스의 문화가 전 세계에 끼친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 영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전세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언어의 알파벳과 단어는 대부분 고대 그리스어에서 온 것이다. 게다가 서양 철학과 역사학 등의 학문은 물론 민주주의 정치, 연극, 조각문화, 예술 등의 기반을 구축한 것도 모두 고대 그리스인들이었다. 그리스신화에서 최고신인 제우스를 위한 제례때 행해졌던 올림피아 경기는 올림픽 대회의 근간이기도 하다.
그리스의 동쪽으로는 에게해를 넘어 터키와 아라비아 반도가 이어진다. 그리고 그리스의 남쪽으로 눈을 돌리면 이집트가 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 이집트 문명, 크레타(미노아) 문명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문명은 대부분 이 주변에서 발생했다.
아름다운 해변과 그리스 신화의 신들이 태어난 땅이고 비잔틴시대의 교회도 많다. 이 곳의 날씨는 일년 내내 쾌청하며 사람들도 밝고 친절하다. 또한 신선한 재료를 듬뿍 사용해 만든 맛있는 요리와 향기로운 와인을 맛볼 수 있다. 그리스는 특히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가 인류 공통의 소중한 문화와 자연 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협력하기로 한 약속에 따라 지정한 세계유산이 많은 나라다.
▲ 3개의 버섯모양 바위로 유명한 피샤바 계곡 <박종태 빈첸시오> |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는 2004년 하계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이전보다 더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정비해서 아름다워진 거리, 트램(노면전차)과 교외 철도 등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편리해진 교통망, 영어 표현의 증가 등 이전의 아테네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그리스는 특히 유적과 마찬가지로 흥미를 끄는 것이 에게해의 섬들이다. 파란 에게해와 파란 하늘에 비치는 순백의 거리는 마치 그림엽서 같은 풍경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에게해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3000개가 넘는 섬 가운데 가장 빛을 발하는 것은 미코노스, 산토리니, 크레타, 로도스 섬이다. 리조트 아일랜드라고 불리는 이 섬들은 여름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그리스인은 대부분 열성적인 그리스 정교도다. 그리스 정교는 고대 기독교의 로마가톨릭에서 분파한뒤 그리스 철학을 도입해 전통을 계속 지켜오고 있다. 새까만 옷속에 몸을 감추고 엄격한 생활을 하는 성직자들에게서 자긍심 강한 종교의 엄격함을 맛볼 수 있다. 그러나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한없이 밝아 처음 보는 관광객에게도 활기차게 말을 건넨다. 고대부터 '필로크세니아(외국인을 극진히 대접하는 것)'라는 말이 있듯이 대부분의 그리스인들은 여행자들에게 친절하다. 그들의 기본적인 생활방식은 인생을 즐기는 것이다. 낮에는 카페니온(카페)에, 밤에는 티베르나(그리스식 식당)에 모여 밤늦도록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춘다. 그들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인생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즐기며 사는 방법을 떠올리게 해준다.
그리스 현지에서 만난 가이드 김경자씨는 “23년째 그리스에서 살고 있는데 그리스는 신화의 땅이자 인간의 나라이고 단아하고 우아하다”며 “그리스는 매력있고 살고 싶은 나라이고, 백조처럼 노래하다 죽고 싶은 나라이기도 하고, 아름답고 애처롭고 어머니같은 나라”라고 말했다.
/그리스 아테네=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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