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추모공원 보상문제 법정 비화

  • 전국
  • 천안시

천안 추모공원 보상문제 법정 비화

부재지주·뒤늦은 입주민 소송 잇달아… 市 “지가하락 근거없어” 단호

  • 승인 2011-06-12 13:47
  • 신문게재 2011-06-13 15면
  • 천안=맹창호 기자천안=맹창호 기자
자치단체가 혐오시설을 설치하면서 지역 주민에게 일종의 보상 성격으로 지원하는 주거환경개선사업비의 수혜대상 범위와 보상시점을 둘러싼 소송이 제기돼 법원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일 대전지법 천안지원에 따르면 천안 추모공원이 들어선 천안시 광덕면 원덕리에 토지를 소유한 A씨 등 부재지주 25명은 천안시를 상대로 혐오시설 설치에 따른 지가하락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들은 시가 화장장과 납골당 등 추모공원을 조성함에 따라 더 이상 땅값이 오르지 않거나 하락되는 등 피해를 입게 됐다며 이에 대해 1인당 평균 1532만원씩 3억8300만원의 보상을 요구해 심리를 앞두고 있다.

A씨 등은 소장에서 “혐오시설을 설치하면서 거주 주민에게는 보상을 해주고 단순히 부재지주라는 이유로 보상에서 제외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사회통념상 참을 수 없는 손해에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천안시는 2008년 추모공원을 조성하면서 원덕리 현지에 거주중인 주민 88세대에 세대당 2626만원씩 모두 32억원의 주거환경개선사업비를 지원했었다.

이와는 별도로 보상시점에 대한 또 다른 소송도 제기돼 있다. B씨 등 주민 5명은 주민등록이 주민공모 사업신청 시점보다 늦었다는 이유로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편입을 요구하고 있다.

B씨는 소장에서 “이주를 하는 것도 아니고 동일 지역에 거주하는데 다만 주민등록 이전시기를 이유로 아무런 보상도 없는 것은 억울하다”며 “실거주자에 대한 보상확대”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천안시는 “추가보상은 없다”는 입장이 단호하다. 추모공원이 땅값 하락의 원인이라는 근거도 없고, 주거환경개선사업비는 보상비도 아닌 공모 인센티브라는 점을 들어 추가보상을 거부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를 받아들여지면 쓰레기매립장 등 또 다른 주민 혐오시설을 설치하는데 주민설득이 어렵고, 지나친 지원비로 사업추진 자체가 어려워 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문환 천안시 고문변호사는 “추모공원 인근 토지가 논, 밭, 임야인데 입지로 지가하락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어렵고, 본래의 기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사업에 앞서 교통, 환경성 검토를 모두 마쳐 참을 수 없는 손해라는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보상시점에 대해 “시가 주민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공모를 했다면 입지신청 기준일로 보는 것은 적절한 것으로 본다”며 “수혜대상을 무한정 확대할 수 만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천안=맹창호 기자 mnew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5년 세종시 행복도시 아파트 '3425호' 공급 확정
  2. [현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가보니...亞 최초 몬스터월 눈길
  3. [사설] 철도 지하화, 지자체 재정 부담은 숙제다
  4. 대전 초등생 희생사건 지역사회 트라우마…심리상담 발길 이어져
  5. [사설] '악성 댓글' 솜방망이 처벌로 못 막는다
  1. [썰] 대전시의회 또 박종선, 뒤끝 가득한 신상발언?
  2. 세종시 9개 공공기관, 청렴 교육으로 공직 신뢰 강화
  3. 생명연 실험용 원숭이 수입 업무처리 등 부적절 NST 감사 지적
  4. 대전노동청, 임금체불 지자체 공무원 체포
  5. 한국영상대의 로맨틱 코미디 '로망스', 영화계에 신선한 바람

헤드라인 뉴스


14년 흉물 대전 현대오피스텔, 정비사업마저 `지지부진`

14년 흉물 대전 현대오피스텔, 정비사업마저 '지지부진'

대전역과 복합터미널을 잇는 중심에 위치하고도 지난 14년간 속 빈 건물로 남은 동구 성남동 현대그랜드오피스텔이 재건이냐 폐허로 그대로 방치되느냐 중요한 시간을 맞이했다. 국토교통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정비사업 대상지이지만, 사업시행에 필요한 소유주 동의율이 부족해 아예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지상 18층의 화약고 같은 위험을 청산하고 정비사업을 시행해 지역 자산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14년 넘게 도심 속 흉물로 방치된 대전 동구 성남동 현대오피스텔이 5년 전부터 시행 중인 정비사업마저 지..

[르포]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직접 방문해보니… 인피니티 풀이?
[르포]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직접 방문해보니… 인피니티 풀이?

20일 대전 중구에 위치한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새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다음 달 5일 개장식에 앞서 대전시가 이날 지역 언론사 기자 등 100여 명을 초청 프레스데이를 연 것이다. 야구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야구 모자와 배트를 든 꿈돌이와 꿈돌이 가족이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했다. 꿈돌이 가족을 본 참석자들은 "귀엽다"는 말을 연신 내뱉으며 사진을 찍었다. 볼파크는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총 6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날 투어는 4층부터 시작됐다. 4층은 볼파크의 최고층으로 야구장 전경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박가영씨 목원대 명예졸업 "빛나던 열정 기억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박가영씨 목원대 명예졸업 "빛나던 열정 기억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 박가영씨가 동기들과 함께 졸업의 순간을 맞았다. 패션을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던 꿈 많던 대학생은 이날 학사모를 쓰지 못했지만, 그가 사랑했던 캠퍼스는 빛나던 열정을 기억하며 명예졸업을 선사했다. 목원대는 20일 '202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을 갖고 2022년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 박가영씨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했다. 참사 가영씨는 당시 목원대 섬유·패션디자인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었고, 올해 23세가 된 그의 동기들은 졸업을 한다. 가영씨는 중학교 시절 TV에서 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팬들이 기다리던 꿈의 구장…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커밍쑨’ 팬들이 기다리던 꿈의 구장…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커밍쑨’

  • ‘유물을 지켜라’…한국족보박물관 소방훈련 ‘유물을 지켜라’…한국족보박물관 소방훈련

  • ‘봄이 오고 있어요’ ‘봄이 오고 있어요’

  • ‘해빙기, 위험시설물 주의하세요’ ‘해빙기, 위험시설물 주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