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값 등록금에 대한 사회적이슈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9일 저녁7시부터 대전에서는 처음으로 충남대학교 학생 100 여명이 궁동 로데오 거리에서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시위가 열린 가운데 한 학부모가 피켓 홍보시위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김상구 기자 ttiger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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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7시 유성구 궁동 로데오 거리. 젊음의 거리로 북적이는 곳이지만 이날은 평소와 다른 분위기가 감돌았다. 기말고사 기간이지만 한 손에 촛불을 든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반값 등록금'실현을 위해 대학생과 시민단체들이 서울에서 촛불집회를 이어간 지 열 하루째가 되는 이날. 지역 대학생들도 등록금 인하를 외치며 촛불을 밝혔다.
충남대 경상대와 사회대 학생회가 주최한 이날 '조건없는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는 학생들과 선배, 학부모 등 100여명이 모여들었다.
서로 간에 어색함도 잠시, 학생 대표가 '반값 등록금'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음을 선언하고, 촛불 집회의 의미를 설명하자 학생들 눈빛이 이내 진지해졌다. 자유발언에서는 등록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풀어냈으며, 노래와 퀴즈 시간에는 젊음의 패기를 발산했다. '반값 등록금'이행이 절실하다는 신입생 김 씨(자치행정학과)는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학자금을 대출해 입학했다”며 “다음 학기 등록금을 벌려고 학기 내내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등록금을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우성(심리학과 3년) 씨는 “대통령 선거에서 등록금 인하가 공약으로 나왔기에 이명박 대통령을 찍은 학생들이 많다”며 “하지만, 공약일 뿐 실천되지 않았기에 이렇게 나올 수 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다.
집회가 고조되자 지나가던 시민들도 고개를 돌려 관심을 보였으며, 응원 나온 선배와 학부모 등도 학생들의 외침에 힘을 실었다.
사회학과 졸업생인 이지영 씨는 “1992년 당시 입학금과 등록금을 합쳐 56만원 정도였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 4배 가까이 올랐다”며 “등록금이 올라도 너무 올랐기에 등록금 인하를 외치는 후배들을 도우려고 왔다”고 말했다.
3일째 충남대 정문 앞에서 반값 등록금 이행을 위해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학부모 조광성 씨는 “기본적으로 교육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며 “가계는 학비 부담에 허덕이고, 돈이 없어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건 이해가 안간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를 허용한 경찰은 학생과 시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경력만을 배치, 반값 등록금 이행을 염원한 학생들의 촛불 집회는 물리적 충돌없이 마무리됐다.
한편, 촛불 집회는 10일부터 은행동 으능정이에서 19일까지 이어간다.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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