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조사에서 침출수로 인한 오염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행 중 다행이지만 충남은 조사 대상 629곳 중 238곳이 수질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중 231곳이 먹는 물로 이용 중인 관정이다. 환경부는 이들 관정이 대부분 축사 주변에 있어서 질산성 질소와 총대장균이 기준보다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질산성 질소는 청색증을 유발하고 총대장균은 수인성 전염병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로 결코 적당히 넘길 사안이 아니다.
주민들은 환경부 조사를 믿지 않는 분위기다. 전국 7930곳 중에 침출수에 오염된 곳이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이 “걱정 말라”는 발표를 위한 조사라는 것이다. 믿는다 해도 장마가 시작되면 상황이 어찌 변할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 상수도 시설이 단 시일 안에 이뤄질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그렇다면 불안에 떠는 주민들에게 먹는 물을 공급할 수 있는 대책을 세우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안내문만 달랑 우편으로 보내고 만다면 주민들더러 식수를 돈 주고 사 먹으라는 얘긴가.
충남도와 해당 지자체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다급한 식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이렇게 안이하게 대처하다 자칫 더 큰 화를 부른다면 누가 책임질 텐가.
매몰지 주변 지하수 오염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가구 전반으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가정용 음용수는 개인이 2~3년에 한 번씩 수질검사를 하도록 법으로 규정돼있다. 하지만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은데다 농촌의 경우 노인가구가 많아 공무원들이 눈 감아 주는 게 현실이다. 지하수 먹기를 불안해한다면 지자체가 비용을 대신 내줘서라도 수질검사를 해주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 실제로 그렇게 하는 지자체가 많다. 주민 건강과 직결된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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