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복 하늘문교회 담임목사 |
몇 년동안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유학생활을 할 때 명절이나 국경일이 되면 조국과 고향이 그리워 동료들과 차를 몰고 태평양 바닷가에 가서 가고파를 부르며 소리를 지르던 추억이 문득 생각난다. 거기에 가면 우리나라 정부에서 미국과 수교 100주년(1882년 5월 22일 수교)을 기념하여 세운 우정의 종이 있다. 한국의 전통적인 종의 모양을 동으로 만든 종이다. 그 옆에는 한국전통 양식으로 지어진 큰 누각도 있다. 거기에 가면 많은 한국 교민들을 만나곤 한다. 조국과 고향이 그립기 때문인 것 같다. 외국에서는 한국 사람을 만나면 금방 친해진다. 서로 초면이지만 처음에는 미국 어디에 사는지를 묻고 또 직업에 대한 얘기를 한다. 그리고 언제 미국에 왔느냐고 서로 얘기를 나누다가 한국의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서 친해지고 서로 향수를 달래곤 한다. 그런데 정작 국내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 온 6월을 맞으면서 나라와 민족에 대한 생각이 어느 때보다 가슴에 와 닿는다. 6월 6일은 현충일이다. 몇 년 전 6월 대학 강의 시간에 현충일이 무슨 날인지를 물어 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날이 어떤 날인지 정확히 아는 학생이 없었다. 대개가 태극기를 조기로 게양하고 추모하는 날로 알기는 하고 또 많은 사람들은 노는 날로 기억하는 것 같다. 현충일은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킨 이의 충성을 기념하는 날'이다. 그래서 현충일(顯忠日)을 영어로는 'The Memorial Day'라고 한다. 즉 기념하는 날이라는 뜻이다. 어느 나라나 현충일이 있다. 그리고 그 날을 참으로 의미 있게 지킨다. 우리나라는 그 어느 나라보다 나라위해서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이 많다. 1956년 4월 13일 대통령 명으로 군묘지령이 제정되어 안장이 시작된 서울 동작동의 국립현충원은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의 묘로 꽉 찼다. 그곳이 포화상태가 되어 제2의 국립현충원이 1985년에 대전에 준공이 되어 안장이 시작되었는데 가보면 여기도 묘지가 꽉 찬 것을 보면서 과연 나라와 민족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바쳐 충성하였는지를 알 수 있다. 그것도 화장을 해서 아주 작은 공간에 유골을 모셨는데 말이다. 우리의 고장 가까운 곳에 국립묘지가 있으니 6월에 꼭 한 번씩 참배를 다녀왔으면 좋겠다.
또 6월은 우리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6·25 한국전쟁이 있었던 달이다. 금년으로 61주년이 되는 해다. 사람으로 말하면 환갑이 지났다. 우리는 6·25노래의 가사와 같이 그 날을 잊을 수 없다.
특히 최근 들어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무력침공 그리고 적반하장격으로 금강산 관광을 일방적으로 폐쇄하였다. 기가 막히는 그들의 작태다. 60년전 무력으로 남한을 침략한 그들의 도발은 변한 것이 없다.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지역적 이기주의는 애국선열들에게 참으로 부끄럽기 한이 없다. 그리고 외국에서 우리나라를 돕기위해 참전하여 전사한 분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영남지역의 신공항 문제가 지역간의 이기주의로 피터지게 싸우더니 결국 무산되었고 대통령이 대전충청지역에 약속한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문제로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였던가. 참으로 분통 터질 일이다. 그리고 한 회기 동안에 여러 번 실시되는 재보선 선거로 갈등이 심화되고 전국이 요란을 떨어야 하니 변해야 될 일들이 너무나 많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우리 모두 나라를 위해 작은 일에서부터 애국애족을 실천하는 국민이 되자.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사랑하는 일이다. 남을 존중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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