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수 특허법원장은?

논산의 '형제 법조인' 29년간 요직섭렵 이론·실무 정통한 '부드러운 카리스마'

[중도초대석]최은수 특허법원장

최은수 특허법원장은 논산시 광석면이 고향이다. 광석에서 초등학교(광석초)와 중학교(논산중)를 졸업한 뒤 서울(서울고)로 유학했다. 농사짓는 일로 먹고 살기도 힘들 때라 아버지가 첫째, 둘째 형님을 공부시키지 않아 하마터면 법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뻔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고 공부도 곧잘하자 아버지의 배려로 형님(최정수 법무법인 세줄 대표변호사, 재경논산향우회장)과 함께 대학(서울대법대)에 진학하는 것은 물론 고등법원장에 오를 수 있었다.

최 법원장은 제1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대전지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지법 부장판사ㆍ대전고법 부장판사, 춘천지법원장, 서울서부지법원장, 대구고법원장 등을 두루 거쳤다.

법 이론과 재판 실무에 정통하며 원만하고 합리적인 성품으로 선ㆍ후배 법관으로부터 신망과 존경을 받고 있다. 특히 법정에서 당사자들의 주장을 경청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엄정하게 재판을 진행하며 정확한 법 적용을 통해 공정한 재판 결과를 도출해 소송 관계인들로부터 재판에 대한 신뢰가 높다.

최 법원장은 사회ㆍ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판결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미등기 주택 임차인에 대해 주택임대차보호법 상 우선변제권을 제한해석하고 있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한 것은 대표적인 예. 2004년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근무하며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주거용 건물의 의미는 사회통념 상 건물이라고 판단되면 그것이 무허가 건물이건, 등기가 안된 건물이건 상관없이 법 적용을 받을 수 있으므로 대지만 경매가 진행되더라도 미등기 주택의 세입자에게 우선 변제권이 있다”고 판결한 것이다. 이에 상고하자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미등기 또는 무허가 건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적용 대상이 된다고 판결, 새로운 대법원 판례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됐다.

2006년에는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라'며 시민들이 대한주택공사를 상대로 낸 '행정정보공개청구 거부처분 취소 사건'에서 “분양원가 검증 수단과 주택사업의 적정 수익률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고 공개 시 논쟁만 유발된다는 피고측의 비공개 사유는 추상적인데다 국민의 알 권리 등을 감안할 때 설득력이 부족하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노조의 파업 참가 종용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과로로 한쪽 눈이 실명한 근로자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수원지법 수석부장판사 재직 시에는 아남전자, 온세통신 등을 공정하게 법정관리하고 다수의 정리회사를 M&A를 통해 조기에 갱생시켰다. 의정부지법원장으로 근무하면서 법원 구내식당에서 불우이웃돕기 법원가족 나눔잔치를 여는 등 따뜻한 마음씨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