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는 정치다:왜 프랑스는 문화정치를 발명했는가? |
한쪽에서는 여전히 전시를 보고자 긴 줄을 서고, 오페라 등을 보고자 비싼 표를 예매하는 등 문화 갈증을 해소하려는 이들이 공존한다.
이처럼 한국 사회에서 문화를 둘러싼 다양한 현상들은 어떻게 설명 가능할까? 한국 사회에서 문화, 예술, 예술가들의 위치는 어디인가? 그들과 문화를 누리는 시민들을 위한 정부, 공공기관의 활동은 어떤가?
저자는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문화정치'라는 개념 속에서 찾고 있다. 파리 8대학에서 프랑스의 문화정책을 연구하고 가르치며, 문화 관련 일에 종사해온 그는 프랑스인들이 어떠한 문화생활을 하며, 프랑스 정권은 어떤 정책을 펼쳐왔는지를 한 권에 담았다.
저자는 칸 영화제, 망통 축제, 아비뇽 축제 등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축제의 발원지가 될 수 있었던 근원을 제1제정의 문화정책에서부터 찾는다. 프랑스는 문화를 정치 과제로 여기고 시행해 왔다는 것이다. 저자는 제1제정부터 제4공화국 동안 중요한 기틀을 세운 문화 정책들을 소개하며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보여준다.
진정한 문화 권력의 기초를 확립한 프랑수아 1세, 궁정을 예술가들의 거주지로 만들고 국가 문화기구까지 만들었던 루이 14세 등 왕을 중심으로 진행된 정책들을 비롯해 1959년 문화 부처의 탄생, 국립민중극장 대표였던 장 빌라르가 지금 세계적인 축제가 된 아비뇽 페스티벌을 창설했던 과정 등 중요한 문화 사건들을 서술한다.
또 앙드레 말로와 자크 뒤아멜의 정책을 비교하며 정치가들이 문화라는 정치에 자신의 욕망을 어떻게 재현했는지도 보여준다.
저자는 프랑스에서 가장 문화적인 정치인으로 알려진 미테랑을 소개하며 문화 정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1981년 미테랑이 최고 권력에 오른 이후 프랑스의 문화는 놀라운 속도로 발전을 거듭, 문화개발국이 창설됐고 조형 미술 창작진흥기금, 방송산업 지원 기금, 저작권법 등이 탄생했다.
미테랑 정권에서는 문화라는 이름이 부흥기를 맞았고, 시민들에게 문화 강국이라는 자긍심까지 심어주기에 이른 것이다.
저자는 “문화정치는 예술가의 보편적인 권리 보호와 예술 작품의 원활한 배급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만 문화적인 계급차를 줄이는 것에 더 많은 부분을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녘/지은이 장 미셸 지앙/316쪽/1만4000원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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