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은 신입생 선발 때 내신 성적뿐만 아니라 독서활동 특별활동 수상실적 등 비교과 활동 내역도 중요한 전형요소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내신 성적만 볼 뿐, 다른 항목들은 평가 때 참고만 할 뿐이라고 한다. 내신 성적은 객관적 근거가 있지만 나머지 항목은 주관적 견해가 많다는 것이다. 더욱이 일선 고교가 학생에게 불이익이 되는 내용은 적지 못하도록 하고 있고, 정정하는 일까지 잦다. 이러니 대학이 학생부를 믿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대전과 충남교육청이 최근 한 달간 학생부 정정 사례를 감사했더니 대전은 3개교에서 10여건, 충남은 32개교에서 50여건이 발견됐다. 학생부는 사실의 오기(誤記), 추가 증빙서류가 있을 때에 한해 정정할 수 있다. 시·도교육청은 정정 사례 대부분이 이 같은 '단순한 수정'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당한 정정 사례 의혹이 짙은 정정도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만약 위법·부당 정정으로 확인될 경우 특별감사를 의뢰하고 처벌하겠다는 것이 교육청의 방침이다.
제자의 장래를 걱정하는 학교나 교사들의 입장에선 고충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제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학생부가 대입에 결정적인 선발기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따라서 부당한 학생부 정정은 선량한 학생들에게는 온당치 못한 반칙행위인데다 제도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일일 수도 있다.
대학이 학생부를 믿지 못하면 정상적인 학교 교육을 통해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은 구두선일 수밖에 없다. 입학사정관제의 취지가 공교육 정상화 아닌가. 교사들도 학생의 실제와 다르게 학생부를 기록하는 일이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는 자해 행위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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