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 열쇠를 쥔 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 그리고 무소속 이인제 의원 사이에 일단 통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쇄신특위가 내놓을 안에 따라 통합의 시기와 방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선진당 변웅전 대표는 최근 국민중심연합과의 합당 시기를 “7월 혹은 찬바람 나기 전”으로 못박으며, 이인제 의원에 대해서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면 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국민중심연합은 “사실도 아니고 예의도 아니다”라고 반박했지만, 당시 국민중심연합 관계자는 '합당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냐, 아니면 일방적으로 시기를 못박은 것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후자 쪽”이라고 답해 합당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님을 시사했다.
또 앞서 이인제 의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명 개정 등 창당 수준의 변화를 전제로 선진당에 합류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이러한 상황에 비춰볼 때 일단 통합의 핵심 축인 이들 3자간에 어느정도 공감대는 형성된 셈이며, 결국 선진당 쇄신특위가 어떤 안을 제시하느냐가 통합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쇄신특위가 적절한 통합의 명분을 제시하며 3자가 공히 주장하고 있는 외연확대와 전국정당화의 기틀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비전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내 역할은 통합의 큰 틀과 원칙을 제시하는 것이고, 남은 것은 변화와 쇄신을 얘기한 선진당의 몫”이라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문제가 간단치만은 않아 보인다. 심 대표와 이 의원 모두 '도로 선진당'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재창당 수준의 선진당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변웅전 대표는 지속적으로 '선(先) 통합'만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 대표는 지난 2일 대전지역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처음 얘기 했듯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통합해야 하고, 대표직에 연연하지 않고 모든 것을 내 주겠다”면서도 “자유선진당을 해체하고 다른 이름으로 당을 만든다고 해서 어디서 새로운 분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며, 이미 통합 속에 새로운 가치와 명분이 다 있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 같은 상황을 통합을 전제로 한 일종의 힘겨루기로 보는 시각도 있어, 열쇠를 쥔 선진당 쇄신특위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선진당 쇄신특위는 오는 9일 대전에서 지역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생생토론회'를 개최하기로하는 등 본격적인 통합과 쇄신 작업에 나서고 있다.
쇄신특위 위원장인 권선택 원내대표는 “심대평 대표도 우리 당의 쇄신 작업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신 것으로 알고 있고, 우리 당으로서는 지도체제 개편과 인재영입 등의 향후 정치일정, 당의 정체성과 공천 개혁 등 당면 문제를 빨리 매듭지을 계획”이라며 “이달 안에 충청권 세결집을 위한 우리 당의 조치와 구체적인 통합의 시기·방법 등이 가시화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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