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는 지난 3일 지역 11개 예식장 대표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하객 답례용으로 판매되는 화과자를 지역 특산품인 호두과자로 바꿔줄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시 관계자들은 “예식장 답례품으로 지역상품을 팔아주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외지인에게는 지역을 홍보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호두과자로 전환해줄 것”을 제안했다.
이 관계자는 “시민입장에서 꼭 이런 것까지 외지 것을 써야 하나는 문제가 있고 지역에서 영업을 하면서 기왕이면 지역 것을 써 달라”며 “업체 이익도 있어야겠지만 지역을 같이 생각 해 달라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자리에서 예식장 업주들은 호두과자의 '식상함'을 들어 판매의 어려움을 밝혔다. 하객 가운데 70% 정도가 지역민으로 흔히 보는 호두과자보다는 화과자를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호두과자 업계 스스로가 고급화를 통해 매출단가를 맞춰주지 못한다는 주장도 내세웠다. 하객들의 식권과 맞바꾸려면 외부적으로 가격차이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는데 호두과자는 너무 드러나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시대 우리것만 주장해선 안된다는 주장도 펼쳤다.
하지만, 예식장 업주들이 호두과자 판매기피는 보다 많은 이익 때문이란 게 업계 일부의 지적이다. 판매 가격이 공개된 호두과자로는 비싼 값을 받을 수 없어 보다 덜 알려진 화과자를 고집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예식업주조차 이같은 지적이 사실임을 밝혔다.
A예식장 업주는 “호두과자는 금방 금액을 알 수 있어 넣지 못한다”고 말했다.
B예식장 업주도 “화과자는 시중에서 사기 힘들어 손님들의 억울함이 덜하다”며 “1만 원 짜리 가져다 2만여 원 짜리 식권과 바꾸면 욕해 호두과자를 쓸 수 없다”고 털어 놓았다.
실제 일부 예식장들은 납품가 1만100원의 화과자를 하객들에게 2만5000원~2만7000원짜리 식권과 교환해 줘 지나친 이윤을 남기고 있다.
특히 일부 예식장은 화과자를 납품받아 판매해 막대한 이익을 남기면서도 제과점과 혼주간의 거래로 위장해 매출을 누락시킨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매출누락의혹은 세금 탈루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
하객용 화과자는 업체마다 예식시즌 주말이면 하루 수백개씩 팔려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맹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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