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에 있는 옛 산업은행 건물(등록문화재 제19호)은 소유주인 산업은행이 수차례 매각공고를 냈으나 잇따라 유찰돼 현재 안경원 등이 임대로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대전을 대표하는 근대건축물로서 역사적 보존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는 옛 산업은행 건물은 외관의 25% 이상을 변경할 경우 현상변경 신고를 하고 지자체는 이에 따른 지도 및 조언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소유주가 이를 무시하고 철거해도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이 높았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건축 당시 모습을 간직, '근대역사관'으로 새롭게 태어난 산업은행 대구지점 건물과 같이 역사교육의 장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대전 등록문화재 제100호인 대흥동 성당 맞은편 옛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청지원 역시 복합문화공간인 '대전창작센터'로 탈바꿈해 예술가와 시민의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공주시 또한 1920년 지어진 공주 읍사무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마을의 문화중심공간으로 탈바꿈하기도 했다.
시는 옛 산업은행 건물을 근대 생활사 박물관 또는 시민 애장품 박물관으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채 유야무야 무산됐었다.
최근 시는 또 다른 방법으로 옛 산업은행 건물의 보존과 활용을 위한 다각적인 활용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건물 보존과 함께 공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제사 박물관'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 주 중에는 산업은행 측 실무진과 구체적 협의를 할 계획이다.
안여종 대전문화연대 운영위원은 “옛 산업은행 대전지점은 건물 자체가 문화재이고, 건물이 있는 위치가 대전의 근현대사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원도심에 자리 잡고 있다”며 “대전의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담고 대전 역사를 보여줄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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