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희귀병에 걸린 아들과 세계여행을 하기 위해 억척스럽게 돈을 버는 동숙,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픈 오페라 가수 희경, 아들만 바라보고 사는 옥주. 이 세 엄마에게 예상치 못한 일이 닥친다. 옥주는 죽기 전에 첫사랑을 만나고 싶다고 아들을 조른다.
“당신 엄마는 어떤 분이에요?” ‘마마’는 그걸 묻는다. “우리 엄마는 이런 분”이라고 선뜻 한 마디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묘하고 깊은 울림을 주는 ‘엄마’, 그 존재를 돌아보게 하는 코믹 휴먼드라마다.
영화는 세 엄마를 전시한다. 살날이 5년밖에 남지 않은 아들과 세계여행을 하고 싶어 요구르트 배달 등 억척스레 일을 하는 동숙(엄정화). 하지만 자신도 난소암에 걸린 불행한 엄마다. 유명 오페라 가수로 변덕스럽고 까칠한 희경(전수경), 험악한 조폭 아들을 ‘실력 좋은 영어강사’로 믿고 사는 애교 많은 옥주(김해숙) 등.
가족들이 느끼는 이들 엄마에 대한 감정도 각각이다. 동숙의 아들 원재에겐 ‘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사람’이고, 희경의 딸 은성에게 엄마는 ‘날 보면 못 잡아먹어서 안달난 사람’이다. 옥주의 아들 승철에겐 ‘떠오르면 눈물부터 날 사람’이고.
‘마마’는 세 가족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식으로 풀어놓으면서 여러 감정으로 나눠 들려준다. 동숙의 사연이 눈물의 신파라면, 희경의 이야기는 웃음을 선사하는 코미디이고 승철의 이야기는 뭉클한 감동의 드라마다. 리듬과 호흡이 다른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내는 솜씨가 달리긴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그런 흠을 충분히 메운다.
극 중 캐릭터를 위해 살을 찌웠다는 엄정화는 후덕하고 소박한 요쿠르트 아줌마와 잘 어울린다. ‘국민 엄마’ 김해숙은 철없는 엄마를 천연덕스럽게 그려내고, 까칠한 엄마 전수경은 눈물과 웃음의 균형을 잡아준다. 또한 동숙의 어린 아들 역 이형석이 펼치는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연기도 좋다.
동숙에게 아들은 “희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희망을 놓칠 뿐”이라고 들려준다. 세심한 손길이 아쉽긴 해도, ‘마마’의 미덕은 이 희망을 노래한다는 거다.
/안순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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